'나라 기도했는데 보상없어'…7조원대 '황당' 소송

정신질환을 앓던 40대 여성이 국가를 위해 기도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7조원대 민사 소송을 냈다.

13일 전주지법은 "전주시에 사는 A(41.여)씨는 지난해 5월 이 법원 제2민사부에 국가를 상대로 7조7억7천만원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A씨의 민사 소송 액수는 서울 중앙지법의 26조원대에 이어 전국 18개 지방법원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교인인 A씨는 "대한민국은 2004년 나의 영(靈)이 부활했음을 알고 있다. 내가 주는 기도의 에너지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가 발전하는데 한 번도 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고 각하 결정을 내렸다.

A씨의 '황당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지난해 같은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109억8천만원대의 소송을 냈지만 이 역시 각하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A씨는 엄청난 액수의 소송 인지대를 보전해주는 소송구조까지 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지난해 A씨가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판단했다.

'황당 소송'의 끝은 헤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고액의 소송금액 때문에 전북지역 전체 민사 소송 액수가 급증한 것.

2009년 전북지역 전체 민사 소송 금액은 9천억원대였지만, 2010년에는 민사소송 금액이 7조9천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주지법은 "대법원 사법연감에는 각하 사건 소송도 반영되기 때문에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도내 민사소송의 접수 건수나 액수는 2009년도와 비슷한 수치인데, A씨의 소송 때문에 작년도 통계 수치가 껑충 뛰었다. 액수로만 놓고 볼 때 도내에서 사회적 갈등이 많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까 봐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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