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심상치 않다"…소비·투자·생산 '트리플 약세'

5월 신규대출 크게 줄어
소비자물가 5.5% 치솟아 34개월 만에 최고치 달할 듯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 투자 생산 등 3개 주요 분야 지표가 동시에 나빠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발표된 은행들의 5월 신규 대출은 5516억위안으로 시장의 예상치보다 크게 낮았다. 중국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올 들어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잇달아 올리면서 은행 대출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4일 발표되는 주요 거시지표들도 모두 전월에 비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월의 14.9%,3월의 14.8%,4월의 13.4%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소매판매는 17.0%로 전월의 17.1%에 비해 소폭 둔화되고 고정자산투자도 전월의 25.4%에 못 미치는 25.2%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5.5%까지 치솟아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긴축의 고삐를 더욱 죌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사회불안을 촉발할 수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긴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신문은 이날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상승과 지준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중국 정부가 이달 중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천둥치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경제 성장률은 2분기에 둔화되겠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보여 올해 9.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제조업의 둔화로 중국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과열에서 경착륙으로 넘어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중국 경제가 2013년 경착륙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