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넘나드는 퀵서비스 블랙 코미디 '풍산개'

초저예산, 스태프 희생, 열정 공동 투자,노 개런티 벤처 영화 '풍산개' 제작 발표회가 지난 13일 오후 2시 왕십리 CGV에서 있었다. 전재홍 감독은 "자본의 영화가 아닌 열정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김기덕표 영화는 맞지만 상당히 상업영화적인 서사구조를 유지하려 애쓴 작품이다.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때문인지 화면 구석구석이 '김기덕 스럽다'. 김 감독은 '젊은 감각'을 요구했고, 일체 현장 연출에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유감없이 대중적 감각으로 녹여냈다. 이질적 공간, 재치있는 아이디어, 극단적 대칭 구도, 냉소적이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불쾌한 사실감등이 김기덕 사단의 컬러라면 음악은 대중화 코드를 열은 또 하나의 안배였다. 음악 전공자 전재홍 감독이 직접 부른 테너 삽입곡은 극중 비참한 현실을 휴식으로 인도하는 효과면에서 영화 '쇼생크 탈출'의 감옥안에 울려 퍼지던 소프라노에 뒤지지 않는다. 이 날 배우들이 여러번 말한 "50회차같은 25회차"촬영 일정으로 이 한편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그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반증한다. MBC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한의사 윤필주역을 맡은 윤계상은 터프 가이로 변신했다. 서울-평양 퀵서비스를 전담하는 풍산개 역할을 맡았다. 극중 대사가 전혀 없어서 무게감을 더 한다. 최근 MBC 오락 프로그램 '댄스 윗 더 스타'에서 놀라운 차차차 실력으로 눈길을 끈 바 있는 김규리는 '맑은' 북한 여인 인옥역을 매끄럽게 소화해 냈다. 영화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김규리)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드라마로 오는 6월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