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제 결론 또 미룬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0730]“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재무장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가진 뒤 ‘아무것도 발표하지 않기로’의견 일치를 보았다.유럽이 그리스 위기에 대해 쥐죽은 듯 입을 다물었다”(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

재정적자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사실상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마쳤다.한델스블라트는 EU 외교소식통을 인용,“14일 심야까지 계속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회원국간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한채 끝났다”고 보도했다.외교소식통은 “이날 회담 테이블 위에 구체적인 문제가 논의될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유로존 각국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빠른 오는 19일 룩셈부르크에서 재무장관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외교가는 오는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추가지원 여부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19일에도 그리스 지원문제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이달 23∼24일 예정된 유로존 정상회의까지 합의 도출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재무장관회의에선 당초 마련됐던 공동성명 초안조차 폐기될 정도로 각국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예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를 “매우 매우 어려운 이슈를 다루느라 난항을 겪었다”고 요약했다.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가 최종결론을 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최종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 성격이 강했다”고 해명했다.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의 역할을 놓고 유로존 각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분열됐다”고 분석했다.독일은 그리스 국채 민간 투자자들이 일정 손실을 감안해 채무재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프랑스 등이 이에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았다.월스트리트저널은 “EU회원국들이 ECB 태도를 누그러뜨리면서 독일의 양보를 이끌어낼 묘수를 찾지 못했다”고 꼬집었다.마리아 페크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각 회원국 장관들 입장이 제각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데이비드 미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각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유일한 대안은 그리스 파산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그리스 10년물 국채금리는 17.4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