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1대 팔면 80만원 리베이트"
입력
수정
이통사 과도한 보조금 경쟁 논란이동통신 시장이 보조금 과다 지급 및 과도한 경품 지급 등으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업체들끼리 상호 비방을 일삼으면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SKT, 방통위에 경쟁사 고발
KT·LG유플러스 "말도 안돼"
SK텔레콤이 15일 먼저 포문을 열었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의 부당한 이용자 차별행위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요청하는 '금지행위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KT와 LG유플러스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이 건전한 통신시장의 경쟁과 발전을 저해하고 대다수 고객에게도 부당하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신고 경위를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 KT와 LG유플러스는 80만원이 넘는 보조금과 70만원의 판매마진(리베이트) 정책을 운영 중이다. 수십만원 상당의 상품권,노트북PC 등 과도한 경품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6월14일까지 사업자별 번호이동 실적에서 SK텔레콤이 2만3809명 감소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6077명,1만7732명 늘었다고 주장했다.
또 KT는 7일 하루 만에 팬택의 '미라크A'를 3000개나 팔았고 LG전자의 옵티머스블랙을 2000개 개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SK텔레콤의 미라크A 개통 건수는 200여건에 그쳤다는 것.SK텔레콤 측은 KT가 미라크A에 대해 출고가 64만원을 훨씬 넘는 81만원가량의 보조금을 대리점에 안겨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이 지적한 81만원의 보조금은 스마트폰 단말기뿐만 아니라 요금할인까지 더해진 것이며 실제 보조금은 13만원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가 줄어들면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이상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SK텔레콤은 동종 업계를 고발한 날,자사 대리점들에는 번호이동 시 8만원의 보조금을 더 주는 정책을 지시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 측도 "SK텔레콤의 위법 행위 사례를 모아 방통위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범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은 "신고서가 들어오면 우선 통신 3사의 입장을 들어보고 조사에 착수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차세대 통신망 투자를 이유로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상대방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 위해 보조금을 펑펑 쓴다는 게 드러났다"며 "상호 비방을 할수록 여론이 안 좋아져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