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시장 침체, 대공황 때보다 심각"

연말 집값 3% 하락 전망…중국 부동산시장도 '냉각'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하강)'에 빠진 미국 주택 시장의 위기가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14일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근거로 2006년 이후 미국 주택 가격이 33%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초까지 대공황 시기의 주택 하락폭(31%)보다 큰 것이다. 게다가 주택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택 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연말까지 주택 가격이 3% 정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주택 가격은 1.9%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가 낮고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지만 주택 매수세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현재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4.5% 수준으로 2010년 10월의 사상 최저 금리(연 4.2%)를 약간 웃돈다.

금융사들이 대출 심사를 엄격히 하고 있는 점도 주택 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선 모기지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선 주택 가격의 20% 이상을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 줄지 않고 있는 주택 압류도 시장의 매물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주택 소유주의 23%가 주택 가치보다 갚아야 할 모기지 금액이 많아 앞으로도 주택 압류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과열 양상을 보였던 중국의 부동산 시장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이 6~12개월 내에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P는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신용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동산개발업체들의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