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학자ㆍ정치가 다수 배출 '家門의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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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이끈 명문가 지도|이성무 외 지음|글항아리|367쪽|2만8000원'삼국사기' 편찬에 참여했던 정습명은 고려 인종 당시 태자였던 의종을 끝까지 비호해 왕위에 오르게 한 인물이다. 문무에도 능했다. 그의 후손인 정몽주는 고려 말기 성리학을 받아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사회 개혁에도 앞장섰지만 조선 건국 세력으로부터 제거됐다. 그럼에도 그는 조선 태종대에 이르러 한 임금을 모신 절의를 지킨 신하로 추앙받는다. 모두 영일정씨 포은 가문의 사람들이다.
《조선을 이끈 명문가 지도》는 여러 가문의 명멸 속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명문가 열 곳을 조명한 책이다. 관직을 중심으로 조선시대의 정치가이자 학자,재력가,문화 · 예술인이었던 양반들을 통해 당시 사회 문화를 엿본다. 동시에 어떤 식으로 학문권력과 혈연권력이 구축됐는지,이들이 조선사회의 정치 · 사회 ·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본다. 사림으로 전향한 훈구파 광주이씨 동고 가문,조선 성리학의 뿌리를 안착시킨 진성이씨 퇴계 가문,조선 최고의 혼맥으로 기호남인의 학풍을 이은 안동권씨 탄옹과 유회당 가문,의병운동의 선봉에 선 벽진이씨 화서 이항로 가문 등이 실려 있다.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들은 다소 딱딱한 문체를 보완해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