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더 싼값에"…결과는 환경파괴ㆍ실직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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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파괴의 저주|고든 레이어 지음|박병수 옮김|민음사|464쪽|2만2000원금융위기가 닥친 미국의 2008년 11월,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추수감사절 이후 첫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뉴욕 롱아일랜드 그린 에이커스 월마트 매장에선 한 안전요원이 수천명의 쇼핑객에 밟혀 사망했다. 값싼 물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광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가격 파괴의 저주》는 더 낮은 비용으로 질좋은 상품,혹은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할인시대'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소비 지출과 서비스업이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공산품 가격은 하락하는데 주택 가격은 치솟는다. 금융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빚은 쌓여가는데도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저자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임금 상승 압력과 천연자원의 비용 상승 등이 할인에 대한 과도한 욕망의 파괴적 결과들"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끝없는 할인공학이 불가능하다면 값싼 물건의 진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생산과 소비의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