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국엔진, 新공장 건설 지연 ‘전화위복’…생산능력 더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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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중국 푸젠성 진장시 외곽의 중국엔진집단 신공장 건설 현장.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오후 시간이었지만, 작업 인부는 보이지 않았다. 공장 건물은 이미 거의 다 올라갔다. 마무리 공사만 남았다. 하지만, 몇 달째 마무리를 못 짓고 있다.
중국엔진집단의 기어 신공장은 올 봄에 완공됐어야 한다. 회사는 당초 작년 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가 올 3~4월로 그 시기를 한 차례 늦췄다. 하지만 6월 중순인 지금도 완공은 요원하다. 공사 인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왕겅성 중국엔진집단 사장은 “공장도 공장이지만 기숙사 완공이 시급하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부가 씨가 말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현재 대규모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만 1000만호, 2015년까지 총 3600만호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엔진집단의 홍보 담당자는 “시골에서 올라온 인민공들은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 갖고 집까지 얻어 살기 힘들다”며 “이 때문에 공장을 제대로 돌리려면 기숙사 건설이 필수”라고 부연 설명했다. 공장이야 설비만 넣으면 돌릴 수 있지만, 공장 설비를 가동할 숙련공은 기숙사 없이 구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신공장 건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엔진 기어 생산량 또한 기대에 못미칠 전망이다. 중국엔진집단은 신공장 완공을 염두해 두고 올해 기어 생산량을 연초 1200만개로 잡았다. 왕 사장은 “1100만개로 목표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사실 1100만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엔진집단의 기존 기어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500만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공장 완공이 지연되면서 신공장에 들어갈 설비 일부를 기존 공장에 넣었다. 기존 공장은 늘어난 설비 때문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다.
어찌됐든 이렇게 해서 연간 80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신공장 5개 동 중 1개 동에는 작업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열처리 공정 라인 2개를 일단 넣었다. 1개 라인이 현재 가동되고 있으며 또다른 1개 라인도 곧 돌아갈 예정이다. 기존 공장에서도 열처리 라인은 병목현상이 극심한 곳이다. 신공장에는 열처리 라인 총 5개가 설치된다.
왕 사장은 “신공장이 돌아가면 기어 생산능력이 연간 12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기존 공장으로부터 설비 이전을 최소화 할 계획이어서 1500만개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공장 건설 지연에도 불구하고 목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머리를 짜낸 결과, 오히려 생산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중국엔진집단은 기어 생산량이 늘면 늘수록 매출이 곧바로 증가하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자동차 엔진용 기어의 공급이 달린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해 기어부문 매출은 약 3억8000만위안(약 637억원)~3억9000만위안(약 657억원)이 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 부문에서만 2억6000만위안(약 4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엔진집단은 기어 이외에도 오토바이 및 제초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기어의 수익성이 가장 좋아 이 부문 매출 증가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기어 주문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물량 맞추기가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어 매출 추이가 전체 회사 실적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엔진집단 주가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도 중국 기업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이외에 신공장 가동 지연에 따른 실망감도 크게 작용했다.
왕 사장은 지분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회사 경영을 총괄하면서도 현재 지분이 전혀 없다. 최근 워런트(신주인수권)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잠재적 지분만 확보했을 뿐이다.
왕 사장은 “(최대주주인) 천궈웨이가 보유 주식의 절반을 저와 천진샨 회장, 천구이양 이사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증여 형태가 될 것 같은데, 세금 문제가 걸려 있어 현재 (IPO 주관사였던) 신한금융투자 등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당연히) 세금을 안 내는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천궈웨이 씨는 현재 중국엔진집단 지분 65.49%(2619만4800주)를 보유 중이다.
그는 “지분 이전은 올 3분기 이전에 마무리 될 것”이라며 “한국에 상장한 중국기업이 지분을 증여하는 것은 한국 국세청 입장에서도 처음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필요할 경우 장내에서 추가적으로 주식을 살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왕 사장은 최근 ‘차이나 디스카운트’ 심화 현상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공모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를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이어 “상장 기업이라면 당연히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중국엔진집단은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해 성실히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장(중국)=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중국엔진집단의 기어 신공장은 올 봄에 완공됐어야 한다. 회사는 당초 작년 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가 올 3~4월로 그 시기를 한 차례 늦췄다. 하지만 6월 중순인 지금도 완공은 요원하다. 공사 인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왕겅성 중국엔진집단 사장은 “공장도 공장이지만 기숙사 완공이 시급하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부가 씨가 말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현재 대규모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만 1000만호, 2015년까지 총 3600만호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엔진집단의 홍보 담당자는 “시골에서 올라온 인민공들은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 갖고 집까지 얻어 살기 힘들다”며 “이 때문에 공장을 제대로 돌리려면 기숙사 건설이 필수”라고 부연 설명했다. 공장이야 설비만 넣으면 돌릴 수 있지만, 공장 설비를 가동할 숙련공은 기숙사 없이 구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신공장 건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엔진 기어 생산량 또한 기대에 못미칠 전망이다. 중국엔진집단은 신공장 완공을 염두해 두고 올해 기어 생산량을 연초 1200만개로 잡았다. 왕 사장은 “1100만개로 목표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사실 1100만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엔진집단의 기존 기어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500만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공장 완공이 지연되면서 신공장에 들어갈 설비 일부를 기존 공장에 넣었다. 기존 공장은 늘어난 설비 때문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다.
어찌됐든 이렇게 해서 연간 80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신공장 5개 동 중 1개 동에는 작업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열처리 공정 라인 2개를 일단 넣었다. 1개 라인이 현재 가동되고 있으며 또다른 1개 라인도 곧 돌아갈 예정이다. 기존 공장에서도 열처리 라인은 병목현상이 극심한 곳이다. 신공장에는 열처리 라인 총 5개가 설치된다.
왕 사장은 “신공장이 돌아가면 기어 생산능력이 연간 12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기존 공장으로부터 설비 이전을 최소화 할 계획이어서 1500만개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공장 건설 지연에도 불구하고 목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머리를 짜낸 결과, 오히려 생산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중국엔진집단은 기어 생산량이 늘면 늘수록 매출이 곧바로 증가하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자동차 엔진용 기어의 공급이 달린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해 기어부문 매출은 약 3억8000만위안(약 637억원)~3억9000만위안(약 657억원)이 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 부문에서만 2억6000만위안(약 4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엔진집단은 기어 이외에도 오토바이 및 제초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기어의 수익성이 가장 좋아 이 부문 매출 증가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기어 주문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물량 맞추기가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어 매출 추이가 전체 회사 실적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엔진집단 주가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도 중국 기업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이외에 신공장 가동 지연에 따른 실망감도 크게 작용했다.
왕 사장은 지분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회사 경영을 총괄하면서도 현재 지분이 전혀 없다. 최근 워런트(신주인수권)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잠재적 지분만 확보했을 뿐이다.
왕 사장은 “(최대주주인) 천궈웨이가 보유 주식의 절반을 저와 천진샨 회장, 천구이양 이사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증여 형태가 될 것 같은데, 세금 문제가 걸려 있어 현재 (IPO 주관사였던) 신한금융투자 등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당연히) 세금을 안 내는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천궈웨이 씨는 현재 중국엔진집단 지분 65.49%(2619만4800주)를 보유 중이다.
그는 “지분 이전은 올 3분기 이전에 마무리 될 것”이라며 “한국에 상장한 중국기업이 지분을 증여하는 것은 한국 국세청 입장에서도 처음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필요할 경우 장내에서 추가적으로 주식을 살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왕 사장은 최근 ‘차이나 디스카운트’ 심화 현상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공모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를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이어 “상장 기업이라면 당연히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중국엔진집단은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해 성실히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장(중국)=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