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 '급제동'

하이일드채권 가격 하락에 한달간 줄줄이 마이너스
月지급식은 원금 축낼 판

해외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고공행진에 급제동이 걸렸다. 고위험 · 고수익의 하이일드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펀드가 줄줄이 손실을 입고 있다.

16일 펀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에프앤스펙트럼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이달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3일 4.37%에 달했으나 이후 8거래일 중 7거래일간 손실을 내면서 3.89%까지 낮아졌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국내외 주식 · 채권 · 혼합형 등 전 유형 가운데 연초 이후 최고 수익률을 내면서 관심을 끌었다. 개별 펀드 중에서도 최근 1주일과 1개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블랙록USD하이일드(H)(A)'는 최근 1주일간 1.53%의 손실로 1개월 수익률이 -1.52%를 기록했다.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C'는 최근 한 달간 -1.99%의 큰 손실을 기록했다.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HC'(-1.35%) '골드만삭스글로벌하이일드C'(-1.14%) '프랭클린템플턴하이일드C'(-0.92%) 'AB글로벌고수익C'(-0.69%) 등도 최근 한 달간 줄줄이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월지급 해외채권형펀드들은 원금을 축내 월분배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브라질과 이머징마켓채권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산은삼바브라질A'는 최근 1주일 0.01% 수익을 쌓으면서 1개월간 3.16%의 수익률을 올렸다. 'ING이머징마켓현지통화표시A'는 지난 한 주간 0.16% 손실을 봤지만 1개월 수익률은 2.09%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최근 해외채권형펀드 수익률 악화는 하이일드채권의 스프레드 확대 때문이란 분석이다. 백상훈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채권운용팀 부장은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이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 둔화로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하이일드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표하는 미국 하이일드채권스프레드는 15일 564bp(1bp=0.01%)로,이달 들어서만 34bp 급등했다. 그리스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기까지 펀드수익률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 달을 넘기면서는 점차 펀드수익률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경림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전무는 "최근 경기지표 둔화가 경기침체의 시작은 아니다"며 "하이일드채권의 매력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은 현재 0.8%로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신용위험이 낮아지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