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고조…세계 금융시장 강타

유로존, 해법놓고 분열
아시아증시 동반 하락
코스피 39P 급락 2046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또다시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추가 구제금융 방안을 놓고 갈라진 상황에서 그리스 집권당이 거국 내각 구성에 실패,새 긴축예산안 통과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긴축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구제금융도 집행되지 않아 그리스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다.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촉발한 지표가 나온 것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5일 밤(현지시간) "16일 새 내각을 구성한 후 신임투표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새 예산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야당에 거국 내각을 제의했지만 거부당했다.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파판드레우 총리가 물러날 수도 있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공무원 감축 △민영화 추진 △부가세 신설 등을 통해 2015년까지 280억유로를 추가 절감한다는 새 긴축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야당과 노조 등이 총파업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가 다시 혼미해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그리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연 28.22%까지 치솟았다. 신용부도스와프(CDS)도 17%까지 올랐다. 이는 5년 내 부도 확률이 75%인 것을 의미한다. 주식시장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5일 다우지수는 1.48% 떨어진 11,897.27로 장을 마쳤다.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도 모두 1% 이상 내렸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1.9% 떨어졌다.

16일 코스피지수도 39.90포인트(1.91%) 급락해 2046.63으로 마감했다. 닛케이 평균주가와 상하이종합지수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15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근원소비자물가(농산물과 에너지 가격 제외) 상승률은 0.3%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6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7.8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