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지옥갔다 온 미켈슨…티샷은 2번아이언, 러프에선 드라이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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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이나 2위를 한 ‘한(恨)’을 풀겠다던 필 미켈슨(41·미국)이 제111회 US오픈 첫날 ‘롤러 코스터 플레이’를 펼쳤다.스코어는 3오버파 74타로 선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9타 뒤진 공동 62위.이 대회는 2라운드 후 공동 60위 또는 선두와 10타 이내 선수들에게 3,4라운드 진출권이 주어진다.
대회 전날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온 미켈슨은 첫 홀을 인코스에서 시작했다.대회장인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 10번홀은 만만치 않은 파3홀이다.이날은 길이 199야드로 셋업됐지만,그린앞의 대형 워터해저드와 그린 주위의 벙커가 위협적인 곳. 미켈슨은 이 홀에서 티샷이 짧아 볼이 그린앞 물속에 빠져버렸다.첫 홀부터 더블 보기.1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았으나 14번홀(파4)에서는 2번아이언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 잠정구를 치는 소동끝에 보기를 기록했다.
16번홀(579야드)은 이 코스에서 두 개밖에 없는 파5홀 가운데 하나.‘왼손잡이’ 미켈슨의 티샷은 이번에도 밀려 왼쪽의 깊은 러프에 빠졌다.클럽선택을 앞두고 캐디와 한참 상의한 미켈슨은 드라이버를 꺼냈다.주위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진 것은 물론이었다.그러나 드라이버로 펀치샷을 한 볼은 더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미켈슨은 우여곡절끝에 파를 잡았으나 ‘이지 홀’에서 만족스런 스코어는 아니었다.미켈슨은 후반 들어 3번홀(파4)에서는 카트도로에 놓인 볼을 그대로 치며 갤러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보기로 홀아웃했다.
미켈슨이 이날 14개홀에서 친 티샷 가운데 페어웨이에 떨어진 것은 5개에 불과했다.페어웨이 적중률 35.7%다.그린 적중률도 44.4%(8개홀)에 불과했다.티샷은 러프로 가고,어프로치샷은 그린을 벗어났지만 그나마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은 괜찮은 편이어서 버디2 보기3 더블보기1개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날은 그의 41세 생일.아내 에이미까지 와서 응원했고 둘은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햄버거로 조촐하게 생일을 맞았다.74타를 친 선수답지 않게 표정도 밝았다.미켈슨은 “코스가 어렵고 오늘처럼 플레이가 잘 안되는 날엔 까딱 잘못하면 84타를 칠 수도 있었는데 74타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스코어다.아직 기회가 있다.”며 스스로 위안했다.
더블 보기로 대회를 시작하고,티샷은 2번아이언으로 하고 러프에서는 드라이버로 탈출하고….그래도 버디 2개를 기록하고 여러차례 파세이브를 한 것에 만족하며 ‘Not so bad’(과히 나쁘지 않음)라고 한 미켈슨.2~4라운드에서 상위권으로 바운스할 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