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현장 속으로] 레드로버, 3D 애니로 美 할리우드ㆍTV시장 공략

메이저 영화 배급사와 계약 추진…전문가용 모니터 등 장비도 강점

입체(3D) 영화 '아바타'를 계기로 후끈 달아올랐던 3D 열기가 주춤해졌다. 삼성 LG 소니 등 3D TV 주도권 경쟁은 아직도 뜨겁고 다음달에는 스카이라이프가 3D 방송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과 간부들이 16일 오후 늦게 분당에 있는 레드로버를 방문해 얘기를 들었다.

레드로버 회의실에는 3D업계 대표 6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하회진 레드로버 사장이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책상에 놓인 3D 안경을 끼라고 하더니 3D 자료를 넘기며 설명했다. 하 사장은 "레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3D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파워포인트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10분만 배우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로버는 2004년 설립된 3D 전문업체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등 3D와 관련한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 사장은 "우리가 만든 전문가용 모니터가 아바타 제작에 쓰이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알려졌다"며 "콘텐츠 분야에서는 캐나다 툰박스와 제휴해 4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로버와 툰박스가 2013년 개봉 목표로 제작 중인 3D 애니메이션 영화 '넛잡'의 경우 할리우드 2개 메이저 배급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 사장은 "배급사들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넛잡은 3D 영상과 4D 효과를 동시에 만드는 게 특징이다. 하 사장은 프레젠테이션 도중 넛잡 예고 영상을 틀어줬다.

레드로버가 만든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볼츠와 블립'은 120여개 국가에서 방영됐고 호주에서는 3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산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미국 TV에서도 방영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레드로버는 이 밖에 3D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푸비'와 '어스바운드'도 수출용으로 개발 중이다. 레드로버의 강점은 전문가용 3D 모니터라고 했다. 회사 입구에는 특허인증서 31개가 벽에 걸려 있다. 하 사장은 "셔터글라스와 편광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게 특징"이라며 "값이 비싸 의료 교육 국방 등 전문가용으로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3D업계가 직면한 기회와 위협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하 사장은 "3D산업은 영상 의료 건축 등 각종 분야와 융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고 자본력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게 위협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광현 IT전문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