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홍콩 상장, 스타일 구겼네

이중과세에 발목 잡혀…자금조달 목표 미달
샘소나이트도 주가 급락
식을 줄 모르던 해외 명품 기업의 홍콩증시 기업공개(IPO) 열기가 증시 부진과 이중과세 문제 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패션 기업 프라다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의 최저가인 39.50홍콩달러(5500원)로 확정됐다. 프라다의 공모가 범위는 39.50~42.25홍콩달러였다. 상장을 통해 프라다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도 21억4000만달러(2조3000억원)에 그쳐 당초 예상된 26억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홍콩증시에 상장,첫 거래를 마친 미국 최대 여행가방 업체 샘소나이트도 성적은 저조했다. 샘소나이트도 공모가는 예상 범위의 최저 수준인 14.50홍콩달러로 결정됐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7.72% 하락한 13.38달러를 기록했다.

샘소나이트와 프라다의 주가가 기대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홍콩증시가 약세를 보인 데다 이중과세 문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6월 들어 홍콩 항셍지수는 7% 하락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신용등급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제2의 리먼 사태가 유로존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아시아 증시의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내다봤다.

또 홍콩과 이탈리아 간 조세협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점도 프라다 공모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홍콩의 투자자들이 프라다 주식을 매매하려면 이탈리아에 배당금 원천징수세와 자본이득세 등을 내야 한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