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비자금' 배상액 줄어들 듯

대법, 원심 일부 파기 환송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산업)가 "고(故) 정몽헌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정 회장의 상속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전직 임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원심은 현 회장 등의 손해배상 책임 액수를 약 480억원으로 인정했으나 최종 배상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계열사인 코리아음악방송에 대한 지원자금 중 일부는 새로운 손해로 볼 수 없다"면서 "코리아음악방송의 경우 기존 지급보증채무가 어음금채무로 대체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고 정인영 회장의 한라건설 기업어음(액면 약 400억원)을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해주는 등 계열사들에 대한 부당 지원 △부외자금 명목으로 비자금 조성 · 운용 등에 대해서는 현 회장과 전 임원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