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강뱃길' 제동…"사업성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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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경제성 높일 방안 강구하라" 요구서울시가 '서해연결 한강주운기반조성사업' 계획 과정에서 수요를 부풀리고 비용을 누락하는 등 사업성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강 반포지구에 조성한 '플로팅 아일랜드(세빛둥둥섬)'사업 과정에서 업체에 특혜를 준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건설공사 집행실태'를 19일 발표했다.
반포 인공섬 사업체에 과도한 특혜 지적도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김포 고촌읍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주운수로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상버스 수요를 최대 70% 이상 부풀려 예측했다. 비용 추산 과정에서는 수상버스의 보수 · 안전 점검 때 필요한 예비차량용 예산 120억원과 유류비 2355억원 등 총 8975억원을 누락했다. 이 결과 감사원이 관련 법규에 준해 분석했을 때보다 사업성이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사업성 분석의 기본 자료인 비용 · 편익비(B/C)를 분석한 결과 0.52로 나왔지만 서울시 자료에는 1.14로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순현재가치(NPV)도 감사원 결과는 -3950억원이었지만 서울시는 606억원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해당 사업에 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토록 서울시장에게 요구했다. 서울시는 또 플로팅 아일랜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 투자 사업자인 ㈜플로섬(옛 소울플로라)과 업체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2008년 6월 '플로팅 아일랜드 조성 및 운영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민간사업자의 책임으로 협약이 해지되는 경우에도 서울시가 50%의 부담금을 물기로 했다. 2009년 5월 사업자의 최대주주가 변경돼 재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업체의 비용 추산을 적절한 검토없이 받아들여 세빛둥둥섬 무료 사용기간을 20년에서 25년으로 늘려주기도 했다. 이 밖에 서울시는 계약상 명시된 사업이행보증금 97억원과 하천점용료 4억2000만원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 과정에서는 업체가 사업비 부족을 호소하자 서울시가 일부 공사를 대신 해주는 방법으로 총 23억원 상당의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미수납한 각종 세금 및 비용을 징수하고,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도록 공사 설계를 편법 변경한 관련자 4명을 징계하라"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