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레거시 3.6R, 상시 4륜구동 '박서엔진'
입력
수정
빗길 드라이브도 안정적일본 후지중공업의 스바루자동차는 4륜구동으로 유명하다.
항상 네바퀴에 동시에 동력이 전달되는 '풀타임 AWD(ALL-WHEEL-DRIVE)'시스템이 적용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바루 아웃백이나 세단인 스바루레거시 등 스루바가 만드는 모든 차는 풀타임 AWD가 적용된다. 스바루의 또 다른 특징은 '박서엔진'으로 불리는 수평대향 엔진.일반적으로 자동차 엔진은 4기통일 경우 피스톤 4개가 일렬로 나란히 배열돼 상하 수직으로 움직인다. 스바루의 박서엔진은 피스톤이 2개씩 좌우로 마주보면서 수평으로 움직인다. 피스톤 움직임이 권투선수가 주먹을 날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박서엔진으로도 불린다.
스바루 코리아 관계자는 "엔진을 수평으로 눕혀 장착되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그만큼 낮아지고 피스톤의 진동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스바루 레거시 3.6R(세단)을 타봤다. 편안한 착석감과 묵직한 핸들이 인상적이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자 차가 소리없이 미끄러졌다. 속도를 더했다. 스티어링 휠은 더욱 단단해졌다. 순간 두 손을 놓아보고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시속 100㎞를 넘을 때 나오는 엔진소리는 귀에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경쾌한 사운드로 들린다면 과장일까. 4000만원대 수입차 가운데 최고 만족감이다. BMW528i를 떠올리게 했다.
착석감,승차감이나 주행감 등에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비결은 스바루만의 독창적인 '박서엔진'과 함께 대칭형 AWD시스템이라고 한다. 스바루코리아 관계자는 "대칭형 AWD 시스템은 다른 풀타임 AWD 시스템과 다르게 처음 설계부터 박서엔진과 한 세트를 이루도록 디자인돼 있다"며 "나중에 덧붙여서 만들어진 다른 4륜구동 차량과는 깊이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바루는 특히 여름 장마철에 진가를 발휘한다. 빗길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간에 마찰력이 떨어진다. 수막현상이 발생해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사고 위험이 높다. 스바루는 박서엔진을 보다 낮게 장착하고 무거운 트랜스미션 역시 휠베이스 사이로 밀어 넣음으로써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췄으며 앞뒤,좌우 모두 최상의 무게 밸런스를 자랑하며 뛰어난 방향전환 능력을 발휘한다. 또한 크랭크 축이 세로로 배치돼 있어 구동축은 좌우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차체의 완벽한 좌우 대칭과 네 바퀴에 고르게 토크를 배분하는 풀타임 AWD시스템으로 젖은 노면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특히 주행 중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접지력이 가장 높은 쪽 바퀴로 힘을 보내 빗길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기술도 갖췄다. 한가지 더 꼽자면,스바루의 전 차종에 기본사양으로 장착돼 있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이 장치는 주행상태를 인지해 엔진 출력이나 브레이크 압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첨단시스템이다. VDC는 특히 빗길을 달릴 경우 스핀이나 언더스티어(under steer)가 크게 발생할 때 일어나는 미끄러짐을 효율적으로 방지해 안정성을 높여준다.
아울러 레거시와 아웃백에 장착돼있는 힐홀더(Hill-hold) 기능은 기울기가 5도 이상인 경사면에서 자동으로 파킹 브레이크가 작동해 빗길 언덕길에서 차량이 뒤로 밀리는 현상을 방지한다. 힐홀더 스위치의 온 · 오프 여부는 계기판 오른쪽 상단에 녹색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