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2) 과학계 거물들 록스타 변신 "젊은이여, 이공계에 관심을…"

(2부) 세계는 '과학두뇌' 전쟁중 - (2) 공상과학 소설을 현실로

매년 GQ잡지 통해 이벤트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인간 게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낭포성섬유증,신경섬유종증 등의 질병 관련 유전자를 발견한 그가 록스타 복장을 하고 잡지에 등장하리라고 생각한 과학계 인사는 없었다.

콜린스 원장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원인 연구로 유명한 루돌프 탄지 메사추세츠병원 교수와 함께 지난 2009년 남성 전문잡지인 'GQ'에 출연했다. 선그라스에 기타를 든 모습은 여지 없는 록커였다.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기타 리스트 조 페리가 함께 포즈를 잡았다. '과학의 록스타들(Rock Stars of Science)' 캠페인은 '과학자들은 하얀 가운을 입은 괴짜 샌님들'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패션업체 제프리빈과 GQ가 2009년부터 매년 12월 실시하는 이벤트다.

콜린스 원장 같은 과학계 거물들이 록스타로 분장해 실제 록커들과 함께 6페이지 짜리 화보를 만들어 GQ에 싣는다. 지난해에도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17명의 과학자가 기꺼이 연구실에서 나와 하얀 가운을 벗고 록커로 변신했다. 콜린스 원장은 "과학자들은 자신들만의 안전지대에서 과감히 나와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멋지고 중요한 일인지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과학자는 그다지 인기있는 직업이 아니다. 해리스인터랙티브앤드리서치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의 절반 이상은 살아있는 미국 과학자의 이름을 한명도 대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콜린스 원장과 같은 과학자들이 록커로 변신해 직접 젊은이들과 소통키로 한 것이다. 정부 기관들도 과학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우수 과학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국립과학재단(NSF)의 경우 'STEM(과학 · 기술 · 공학 · 수학) 인재 확대 프로그램'에 지난 5년간 연간 50만~200만 달러를 투자해 왔다.

2012년에는 600만 달러의 예산을 10만명의 STEM 인재를 확보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STEM 인재 10만명 확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