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업체 "현대차 품질5스타는 수출보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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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력사 대상 품질ㆍ기술 평가
심사기준 GM보다 까다로워
만도·한라공조 등 24곳만 인증
해외서 더 인정…잇단 '러브콜'
충북 충주에 2만3760㎡(7200평) 규모의 전자 제어식 현가장치(ECS),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케이블(EPB)공장을 짓고 있는 인팩은 공장 설계 단계부터 라인 배치까지 5개월째 현대모비스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새 공장 준공에 맞춰 현대자동차의 '품질5스타'를 받기 위해 노하우를 갖고 있는 모비스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것.최오길 인팩 회장은 "생산라인 배치와 작업 동선 등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5스타를 받으면 해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인정받는 만큼 수출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품질5스타제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수출보증서'로 통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의 위상이 글로벌 톱5 수준으로 인정받으면서 품질보증제의 공신력도 자연스레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품질 향상에 대한 부품 협력업체의 인식을 높이고 품질 우수업체를 평가하기 위해 2002년 품질5스타제를 도입했다. 정몽구 회장이 초점을 맞춰온 품질경영의 하나다. 정 회장은 자동차는 2만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만큼 부품의 품질이 자동차 성능과 직결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품질5스타의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전사적 품질경영 체계와 입고된 부품 불량률 등을 점수화해 85점 이상 받으면 품질5스타,90점 이상은 그랜드 품질5스타 인증을 부여받는다. 만도를 비롯해 한라공조,에스엘 등 총 24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품질5스타를 받았다. 이 중 세종공업과 성우하이텍은 그랜드 품질5스타 인증을 갖고 있다. 지난 9년 동안 인증을 받은 부품업체는 24개사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200여개의 1차 협력사 중 10%에 불과하다.
미국 GM도 이와 비슷한 '올해의 협력업체(Global Supplier of the Year)'제를 운영하고 있다. GM에 납품하는 2만여 부품업체 중 해마다 80~90개 업체를 선정해 우수 부품공급업체 상을 준다. 평화정공은 이 상을 5년 연속 수상했지만 현대차의 5스타는 2009년에야 따냈다. GM보다 현대차의 심사 기준이 더 까다로운 셈이다. 평화정공은 현대차로부터 5스타 인증을 받은 후 같은 해 말 BMW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올 하반기부터 부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명현 평화정공 대표는 "10여년 전만 해도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한다는 것은 별다른 장점이 아니었다"며 "요즘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현대차 부품공급=우수한 품질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됐다"고 말했다.품질5스타는 심사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인증을 받았다 해도 재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만도 관계자는 "5스타는 한 해 두 번 심사해 자격을 갱신하기 때문에 인증이 취소되지 않으려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년 7월 말과 12월 말 심사한다"며 "몇 곳은 인증을 박탈당했다가 재심사를 거쳐 다시 받았다"고 전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