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1) 홍준표 "법인세 추가감세 철회 반대"

"반값 등록금, 대학 구조조정부터"

계파 올인하면 공천 불이익
40대 기수론?…경륜 있어야
한나라당 유력 당권주자인 홍준표 의원(4선)이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에 반대한다며 당 · 정 · 청 회동을 통해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이라면 당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현안을 정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여당이기 때문에 주요 현안을 정부와 조율하고 합의를 해야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며 "개인적으로 법인세 추가 감세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법인세 추가 감세는 이미 기업들에 예고한 사안이라 기업이 감세에 맞춰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기업의 투자 촉진과 고용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당 · 정 · 청이 모여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가 사실상 당론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당내 유력한 당권 주자가 반대의사를 밝힘에 따라 감세문제가 이번 전대의 주요 이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는 당 원내지도부의 반값등록금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대학 구조조정'이 먼저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홍 의원은 "황우여 원내대표의 반값등록금 문제 제기는 아주 잘한 것"이라며 "반값등록금이라는 구호는 정책 슬로건에 불과하다. 등록금이 너무 비싸고 부실사학이 난립하는 현실을 뜯어 고쳐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에 취업도 안되는 대학이 난립하다보면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은 사회 불만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 한나라당에도 부담이 된다"며 "등록금 장사하는 대학은 과감히 통폐합하고 재단전입금을 못 채우는 대학도 퇴출시켜 대학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튄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한번도 돌발적인 행동과 언행으로 당에 해를 가하거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며 "이는 '역발상 정치'를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나를 시샘해서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역발상'의 의미에 대해 "경제적으로 좌클릭한다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공정사회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 정 · 청 관계 재정립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당 대표는 주례회동이 아닌 언제든 통화하고 만날 수 있는 상시협의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원내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과,당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일 만나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당 · 정 · 청 간 실질적인 조율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대의 또 다른 화두인 '40대 기수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40대 기수론'의 원조인 김영삼 ·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20대부터 정치생활을 시작해 40대에는 20년 넘게 정치인으로서 내공을 쌓은 상태였다"며 "지금 '40대 기수론'을 부르짖는 후보들은 기껏해야 10년 안팎 정치를 하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40대 기수론'을 주장한다면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 · 비둘기는 고개를 넘지 못한다)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계파갈등 해소 방안과 관련,"국민들은 어느 계파에 정권을 준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에 정권을 준 것"이라며 "의정 활동보다 계파 활동에 올인하는 의원들은 공천에 불이익을 줘서라도 계파활동을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특정인을 두고 손발을 맞춘다고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나라당이 위기인 만큼 지금은 돌파형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구동회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