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집권' 우즈의 시대 저물고…"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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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리 매킬로이, US오픈 우승
22세1개월 '2차대전 후 최연소'…72홀 16언더파 '사상 최소타'
천부적 재능 우즈와 닮은 꼴…매킬로이 "우즈와 한판 기대"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
제111회 US오픈을 72홀 최소타로 제패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보비 존스,잭 니클라우스,타이거 우즈에 이어 '골프 황제'의 계보를 이을 '황태자'로 떠올랐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4타차 선두를 달리다 최종일 80타로 무너질 때만 해도 매킬로이는 '깜짝 스타'에 그칠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그런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최고의 재능을 갖고 있다. 수많은 우승컵을 안을 것이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루크 도널드),"타이거 우즈의 분위기가 난다.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제이슨 데이),"압도적이고 인상적이다. "(매트 쿠차)
◆20대 초반에 메이저 제패
골프 황제들의 공통점은 20대 초반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메이저 18승으로 이 부문 1위인 니클라우스는 22세이던 1962년 US오픈에서 우승했고,메이저 14승을 거둔 우즈는 21세인 1997년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매킬로이는 22세1개월로 2차대전 이후 최연소 US오픈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 기록은 1962년 니클라우스의 22세5개월을 4개월가량 단축한 것이다. 1923년 21세에 우승한 보비 존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다.
◆타고난 재능과 스타 기질
매킬로이는 여러 면에서 우즈와 비견된다. 두 선수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드라이버샷부터 자로 잰듯한 아이언샷,타고난 퍼팅감각 등 천부적인 재능을 갖췄다. 그래서 두 선수는 프로 입문 때부터 화려한 명성을 떨치며 스타성을 입증했다. 우즈는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미 PGA투어 2,3번째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컵을 안으며 8개 대회 출전 만으로 그해 '올해의 루키'에 선정됐다.
매킬로이는 2007년 프로가 된 뒤 유러피언투어 두 번째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며 풀시드 획득 상금 115위 안에 들었다. 최단기간 풀시드 획득 신기록이다. 19세인 2009년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우승기록도 갈아치웠다.
◆누가 더 뛰어날까우즈의 '절친'인 마크 오메라는 19세 때 최연소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매킬로이를 보고 "볼 치는 능력과 테크닉이 우즈의 19세 때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프로무대에서 여러 차례 우즈와 격돌했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을 넘어설 선수는 우즈가 아니라 매킬로이다. 그는 앞으로 메이저대회에만 100회 이상 출전하면서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도 오래전부터 매킬로이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2009년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매킬로이가 우승하자 우즈는 "경기를 하다 보면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매킬로이는) 매우 침착하다. 언젠가 세계랭킹 1위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우즈는 이날 매니저를 통해 "엄청난 승리다. 승리를 즐겨라.잘했다"고 매킬로이를 격려했다. 매킬로이는 "빨리 우즈가 부상에서 회복해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 최다승을 향해
'신 · 구 골프 황제' 매킬로이와 우즈는 메이저 최다승 경쟁에 돌입했다. US오픈 직전 매킬로이에게 조언을 한 니클라우스는 "우즈는 자신의 목표를 벽에 붙여놓고 동기 부여를 했다. 나는 최고가 되려고 했고 존스의 기록에 다가갈수록 동기 부여를 받았다. 매킬로이도 유명세를 잘 견뎌내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매킬로이의 막판 집중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마스터스 최종일 80타 참사'는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 20일(한국시간) US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블루코스(파71) 17번홀에서도 9m 거리의 버디 퍼터를 남겨두고 첫 퍼트가 5m밖에 전진하지 못했다. 결국 4m 파퍼트를 놓치며 이번 대회 들어 첫 3퍼트를 범했다. 워낙 타수차가 커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1타차 박빙 승부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칠 수도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