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세계서 가장 가벼운 53g 방풍재킷… 기능성 확실한 검증"

"몽벨의 전략은 남들과 달라요. 다른 브랜드들은 산(기능성)에서 내려와 도심(패션성)을 장악하려고 기를 쓰지만,몽벨은 반대로 산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합니다. 톱스타를 모델로 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우리는 별다른 모델 없이 제품만 앞세우죠.왜냐고요?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

몽벨을 운영하는 오디캠프의 김영한 대표(54 · 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몽벨의 최대 강점은 아웃도어 제품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기능성' 측면에서 확실하게 검증받았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떨어지는 기능성을 화려한 디자인으로 커버하려는 캐주얼웨어 스타일의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와는 태생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몽벨은 1975년 일본 최고의 산악인으로 꼽히는 이사무 다쓰노 회장이 설립한 일본 최대 아웃도어 브랜드.국내에는 오디캠프가 완제품을 수입 · 판매하다 LS네트웍스가 오디캠프를 인수한 2008년부터는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기획 ·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LG전자 출신인 김 대표는 이때부터 오디캠프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기술의 몽벨'을 보여주는 예로 지난해 개발한 '1000 필 파워(fill power)' 구스다운 재킷을 들었다. 필 파워란 다운점퍼를 힘껏 눌러 납작하게 만든 뒤 다시 부풀어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다운재킷이 공기를 많이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필 파워 수치가 높을수록 '가볍고 따뜻한 재킷'이란 얘기다. 캐주얼 브랜드 제품은 대개 600 안팎이며,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700~900 수준.1000 필 파워 제품을 내놓은 곳은 현재로선 몽벨이 유일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몽벨이 1000 필 파워 제품을 내놓기 전만 해도 업계에서 '1000 필 파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며 "국제공인기관인 IDFL(국제다운 · 페더검사기관)조차 몽벨 제품을 검사하기 전에는 '설마'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몽벨이 자랑하는 '가벼움의 미학'은 이뿐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53g짜리 방풍재킷'과 '185g에 불과한 고어텍스 재킷'을 보유한 업체 또한 몽벨이다. 100% 방수기능을 갖춘 고어텍스 팩라이트 셸 소재를 사용한 재킷 가운데 무게를 200g 아래로 떨어뜨린 업체도 몽벨이 유일하다.

더 놀라운 것은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이들 3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든 곳이 일본 본사가 아닌 LS네트웍스란 점이다. LS네트웍스는 김 대표의 리더십과 프로스펙스를 기획 · 제작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몽벨 제품의 80%가량을 직접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톱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몽벨이 소비자들에게 체험기회를 주는 '프루브(prove) 캠페인'에 주력하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면 몽벨의 장점을 알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런데도 가격은 경쟁제품보다 5~1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몽벨은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65개였던 국내 매장 수는 올 연말께 130개 안팎으로 늘어나고,매출은 25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5년까지 매출을 3000억원으로 끌어올려 '톱5'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그는 지금까지 몽벨이 보여준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몽벨에서 내놓은 제품 수는 2만개에 달합니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제품 수는 아직 1500개 정도에 불과하죠.아직 보여줄 제품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다는 얘기죠.한번 생각해 보세요. 품질 좋겠다,가격 합리적이겠다,제품 수 다양하겠다….이런 몽벨이 잘 안 풀리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요?"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