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4) "고급 일자리가 유학파 불러들였다"

●과학·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
세계는 '과학두뇌' 전쟁 중…(4) '인재 블랙홀' 중국

'海歸' 1호 하오지밍 칭화대 교수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국가 전략에 맞는 연구해야 살아 남을 수 있어

하오지밍 칭화대 교수는 자신을 '하이구이(海歸)' 1호라고 소개했다. 1981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신시내티대에서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해외 유학파로선 처음으로 1984년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학원 원사(院士 · 과학기술 분야 최고 영예 칭호)이자 중국 교육부가 선정한 '창장학자'다. 스트롱코리아 취재팀과 동행한 홍성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이 칭화대 연구실에서 하오 교수와 대담했다.

▼미국에 남을 수도 있었을텐데."미국은 그때도 많이 발전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았다. 1980년대만 해도 박사급 인재가 별로 없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공부했기 때문에 국가에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덩샤오핑의 개혁 · 개방으로 중국이 발전할 것이란 기대도 했다. "

▼지금은 애국심에만 호소하기 힘들다.

"기술은 반드시 수요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도 국가와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지 않으면 헛수고만 하게 된다. "▼중국의 인재 유치 정책을 평가해달라.

"해외에서 돌아온 인재가 연구 · 개발(R&D) 자금과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열정이 더 중요하다. "

▼한국 중국 모두 노벨과학상을 못 탔다. "선진국과는 아직 수준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극복해야 가능성이 열린다.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인류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한 연구 성과도 많다. "

▼중국은 이제 'G2(세계 2강)' 아닌가.

"경제 규모는 2위지만 아직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과는 차이가 있다. 기술 수준이 낮고,값싼 노동력 위주이고,자원 의존성이 높다. 경제 발전만 강조하다 보니 사회나 환경 문제에 관심이 적은 것도 문제다. 이제 양보다 질을 추구해야 한다. "▼외국 기업과 협력하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외국 기업은 핵심 기술 이전을 꺼린다. (기술 격차를 줄이려면) 중국 스스로 기술 개발 능력을 키워야 한다. "

▼요즘 가장 관심 갖는 주제는."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2위여서 온실가스를 줄이라는 압력이 높다. (서재에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쓴 '불편한 진실' 영문판을 꺼내보이며) 수업 때 이 책을 교재로 쓴다. "

베이징=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