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한국 콘텐츠 산업] 유럽 사로잡은 K팝도 한류 CT로 일군 성과

K팝 역사상 최초로 유럽 정복에 성공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K팝이야말로 문화기술(CT)로 일궈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기술(IT)이 지배하던 1990년대 이후에는 IT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한 테크놀로지인 CT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IT 기술은 3개월 정도면 습득할 수 있지만 CT는 배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연습생을 뽑아 몇년을 훈련시켜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이 CT인데 음악 · 댄스 · 뮤직비디오 · 메이크업 등의 노하우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작곡의 경우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한 뒤 R&B,힙합,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취사 선택해 10대가 좋아할 만한 멜로디를 조합해낸다. 사운드도 수많은 기타와 드럼 등의 전자음을 결합하거나 해체하는 과정을 거친다.

댄스와 퍼포먼스는 음악의 감흥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따라하기 쉬우면서도 강력한 동작으로 음악을 업그레이드해준다. 이는 지난 30년간 미국 등 세계 음악계를 지배한 '보는 음악시대'의 핵심 요소다. 비주얼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가 음악에 맞는 의상과 액세서리,메이크업 등으로 가다듬는다.

이로써 멤버들은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발휘하게 된다. 아이돌그룹의 노래는 대부분 뮤직비디오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뮤직비디오는 정교한 편집과 촬영 기술로 가수들의 세련미와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이것이 10대와 20대 초반의 대중음악 그룹 중 한국 아이돌그룹의 춤과 노래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아이돌그룹을 키워내는 국내 프로듀싱 시스템이 세계 대중음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