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 아이들과미래 이사장 "대학 등록금 문제, 수익자부담 원칙으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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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월급은 등록금으로 시설비용은 재단 자금 사용송자 명지학원 · 아이들과미래재단 이사장(75 · 사진)은 22일 "등록금 문제는 수익자부담 원칙을 유지하되 재능은 있지만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무조건 등록금을 깎아주는 것은 사회 · 경제적으로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재정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기여입학제도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 사회·경제적 손실
연세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송 이사장은 연세대 · 명지대 총장,교육부 장관,교육기업 대교 회장 등을 거쳐 현재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와 명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총장 시절 1300억원 모금에 성공하며 최초의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으로 불렸다.
◆등록금에도 수익자부담 원칙
송 이사장은 "인건비 · 관리비 등 수익적 지출은 등록금으로,건물 등 시설을 늘리는 자본적 지출은 재단 자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학생들 입장에서 교수 월급과 시설 사용료를 내고,재단은 학생들에게 최고의 시설을 공급하는 게 수익자부담 원칙에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능성 있는 학생이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못하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며 "등록금 문제는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적립금에 대해선 "어차피 등록금 수준이 비슷한 상황에서 적립금이 많은 대학은 그만큼 돈을 아껴 썼다는 얘기도 된다"며 "너무 많이 쌓은 경우 장학금으로 일부 돌리면 될 일이지 적립금 액수 자체를 놓고 부정하게 돈을 빼돌린 것처럼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등록금 낮출 재원 마련해야송 이사장은 "지금처럼 무조건적인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이 이기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사실상 기여입학제 도입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등록금을 낮출 재원을 마련하려면 기여입학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나 약사처럼 국가 자격증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전공부터 기여입학제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의대나 약대는 이미 명문대 구분이 없어 대학 간 불평등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 입장에선 자격증이 없으면 대학에 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이에 따라 '능력 없는 학생들에게 대학 졸업장을 주는 특혜' 시비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부실대학 퇴출은 제도 개선으로송 이사장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부실대학 청산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대학 간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퇴출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국내 모든 대학들이 종합대를 지향하며 서울대와 비교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특성화를 통해 비슷한 대학끼리 경쟁하도록 만들어 뒤처지는 대학은 자연스럽게 문을 닫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