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총장 연임…192개국 3초만에 만장일치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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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 위한 가교役 다하겠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임이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확정됐다.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이 반 총장 재선 안건을 상정하자 북한을 포함한 192개 전 회원국 대표들이 3초만에 표결 없이 박수로 이를 통과시켰다.
李대통령, 축하메시지
반 총장은 수락 연설에서 "나에게 보내준 신뢰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유엔 회원국과 다양한 국제 파트너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나의 모든 에너지와 결의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 총장은 총회가 끝난 직후 뉴욕특파원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원은 여유가 없을 때 하는 게 오히려 가치가 있다"며 "인류 공동발전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으로 조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자신의 역할과 관련,"북한 당국은 나의 방문에 대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적절한 시기와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를 봐가며 (방북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남북이 직접 대화를 통해 교류 ·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 사무총장이 어떤 자리라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는 초대 사무총장(트뤼그베 리)의 말을 실감한다"며 "행복하려면 사무총장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보람을 느끼긴 하지만 수많은 재난을 볼 때마다 가슴이 울적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 총장은 내년 1월1일부터 5년 임기를 다시 시작한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반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임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반 총장의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를 세계 모든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고 전폭 지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정상들에게 친서를 보내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유엔본부=이익원 특파원/홍영식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