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Wi-Fi] "법안 찬성한 김선동이 어느 당 김선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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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에 엉뚱한 항의 소동국회에는 김선동 의원이 둘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 의원(서울 도봉을)과 4월 재 · 보선 때 입성한 민주노동당 소속의 김 의원(전남 순천)은 동명이인이다. 두 사람은 모두 '광산 김씨'로 항렬까지 같다.
최근 국회에선 동명이인의 등장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이졌다. 전자표결 방식으로 바뀐 국회 시스템이 문제였다. 국회 사무처는 그동안 의원 중 동명이인이 없어 한글 이름을 기준으로 의원들의 법안 찬반 여부 및 본회의 출석 여부를 체크해 기록해 왔는데 동명이인 의원들의 등장으로 시스템에 혼란이 생긴 것이다.
시민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시민단체는 연말에 국회 전산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원들을 평가해 상을 수여하는데 두 의원의 정보가 혼선을 일으켜 평가 자체가 힘들어진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두 의원실에 한자 이름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고,뒤늦게 국회에 입성한 민노당 김 의원이 한자로 표기를 바꿔 혼란은 일단락됐다.
한나라당 김 의원의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국회 문방위에서 KBS 수신료 문제가 소위를 통과했을 때 지역구의 한 지지자가 "KBS 수신료 인상에 왜 찬성했느냐"고 항의를 해왔다. 국회 교과위 소속인 김 의원은 한참을 망설이다 "혹시 문방위 소속 김성동 의원을 말씀하시는 거냐"고 물었고 그 지지자는 뒤늦게 "이름을 잘못봤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국회 내에서 김 의원과 이름이 비슷한 의원은 한나라당 김성동(비례),김동성(서울 성동을),권성동(강원 강릉) 의원 등이 있다. 동료 의원들도 가끔 김 의원의 이름을 헷갈려 이름이 비슷한 다른 의원의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