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기어, '티벳의 아픔'을 담은 사진전으로 첫 내한 (종합)


영화 ‘사관과 신사’, ‘귀여운 여인’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한국팬 또한 확보하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Richard Tiffany Gere)가 처음으로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리처드 기어는 인도 및 티베트 지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 64점과 사진 작가 24명이 기증한 작품을 담은 사진전 '순례의 길' 홍보를 위해 지난 20일 생애 첫 내한했다.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사진전 '순례의 길' 기자회견에서 리처드 기어는 “히말라야에서 시작된 불교가 한국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명백하다”면서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돼 즐겁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리처드 기어는 “이번에 담은 사진 중 일부분은 30년 전에 찍었던 사진이다. 티벳 형제자매들과의 기억이 담겨 감회에 젖었다”면서 “티벳뿐만 아니라 인도에 속해있는 일부 지역들, 네팔, 부탄, 몽골 등도 담고 있다”라고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정치적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공지와는 달리, 리처드 기어는 티베트와 중국에 대해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1988년 정도로 기억하는데 인도의 한 마을에서 중국인이 티베트 여자 승려를 고문하는 장면이 담긴 벽화를 봤다”면서 “이번 사진전에 의미가 담긴 사진이 있는데, 1993년에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처음으로 티베트를 방문했다. 당시 중국 감옥에서 출소한 티베트 여승려 3명을 만났는데 그들은 내가 본 벽화와 똑같은 식의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리처드 기어는 “달라이 라마와 관계를 맺으면서 한국을 알게 됐다. 한국 학생들이 똑똑하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첫 인연을 맺은 이번 방문길을 통해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또 다시 방문해야 할 거 같다. 더 찾아오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서울 조계사를 방문했던 리처드 기어는 “좋은 경험이었다. 스님들을 비롯해 모두 관대하고 반겨줬다”면서 “특히 조계사 건너편 식당에서 한국에서의 최고 맛을 봤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하며 한국의 대한 좋은 인상을 내비쳤다. 리처드 기어의 사진전 ‘순례자의 길’은 7월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V-갤러리에서 개최된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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