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퀴즈'가 낳은 최창원·김두관·송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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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모임 '수람' 30주년
"어느덧 30년이 됐다고 하니까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장학퀴즈를 통해 배출된 많은 인재들이 우리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21만㎢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만 생각하지 마시고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멋진 수람(收攬)이 되길 바랍니다. 수람 여러분 사랑합니다. "
지난 11일 경기 수원시 인계동 KBS수원센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EBS의 '장학퀴즈' 특집방송 현장. 스튜디오의 큰 화면에서 '살아있는 장학퀴즈의 역사'인 차인태 전 경기대 교수(67)의 영상 축사가 흘러나오자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장학퀴즈는 그 누구도 고교생 대상의 TV퀴즈 프로그램을 상상하지 못했던 1973년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 육성 의지에 힘입어 탄생했다. SK그룹(옛 선경그룹)이 후원하는 국내 최장수 고교생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장학퀴즈' 출연자들의 모임 '수람'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수람'은 '사람의 마음을 거두어 잡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함께하자는 뜻을 담았다.
수람은 단순 친목모임보다는 장학퀴즈에서 배운 사회공헌,인재양성의 정신을 잇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부턴 대학생 '수람' 회원들이 중심이 돼 '푸른교실' 공부방을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1기인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학퀴즈 출연자들은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고,실제로도 지금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재 양성의 결실은 38년간 이어진 확고한 믿음과 한결같은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퀴즈 출신들은 학계와 언론계,기업 등에 활발히 진출했다. 초창기였던 1976년 남해종고 재학 중 즉석예심을 거쳐 출연했던 김두관 경남도지사(52)를 비롯,'난타'를 만든 제작자 겸 탤런트 송승환 PMC 프로덕션 대표(54),'마법의 성'으로 유명한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47),그룹 '전람회' 출신의 가수 김동률(37) 등이 장학퀴즈 출신이다. 방송인 이택림 씨(55),한수진 앵커(42)도 유명하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고 최 선대회장의 조카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47)도 SK일가로는 유일하게 장학퀴즈에 출연했다.
장학퀴즈 출연을 계기로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도 19쌍이나 된다. 수람 2기 동기생인 임한규 SK건설 상무와 서인덕 씨 부부,권대석 클루닉스 대표와 김소헌 이사 부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특집 방송은 25일 오후 6시50분 EBS를 통해 전파를 탄다. 부부팀을 비롯해 남매팀,기자팀,직장 선후배,의사팀 등 모두 5개팀이 출연,장학퀴즈와 수람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