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흡연 위험 알리는 새 담뱃갑 경고문 공개

[0730]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진과 문구가 포함된 새로운 담뱃갑 경고문 9개를 2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내년 9월부터 의무화되는 이 경고문은 모든 담뱃갑의 절반을 덮어야 하고 지면광고 등에도 전체 크기의 최소 2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을 위한 상담 전화번호표기도 의무화된다.FDA의 이번 조치로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담뱃갑에 사진 경고문 부착을 의무화하는 40번째 국가가 됐다.FDA가 이날 공개한 경고문은 목에 뚫린 구멍으로 새어나오는 담배연기를 비롯해 썩은 폐,가슴이 수술로 절개된 젊은 남성,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중년남성,울부짖는 흑인여성 등 다소 충격적인 사진들이 포함돼 있다.FDA는 성명에서 “경고문은 흡연의 위험성을 솔직하고 정직하며 강력하게 묘사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담배 관련 질병과 사망을 미국의 미래가 아닌 과거로 만들길 원한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국민의 20%가 흡연자이고 매년 44만3000명이 직접 혹은 간접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또 800만명 이상이 현재 담배로 인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R.J.레이놀스와 필립모리스 등 담배업체들은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등을 위배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섰다.R.J.레이놀스는 새 경고문구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게 아니라 제품을 사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