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당구장을 호텔같은 VIP클럽으로…3년만에 100억원 '대박'

Let's Master China Business (4·끝) 팡나이위 베이징윈두당구클럽 사장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취??朝陽區) 왕징(望京)에 있는 베이징윈두(雲渡) 당구클럽은 새로운 모델로 경영하는 현대식 당구장이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큰 규모에 깨끗한 시설이 인상적이다. 100평이 훨씬 넘는 넓직한 공간에다 당구대는 24개나 된다. 공기청정기를 24시간 돌려 담배연기 자욱한 예전 당구장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뮤직비디오가 돌아가고,당구장 한켠에는 와인바가 설치돼 있다. 종업원 중에는 아름다운 여성 도우미들도 눈에 띈다. 친구들끼리 싸게 시간을 때우는 곳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위한 고급 VIP클럽이라는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남자들만의 공간도 아니다. 여자 손님이 40% 정도나 되니 특급호텔의 펍(pub) 분위기다.

이 당구클럽의 주인은 27살 팡나이위(房乃于) 사장이다. 친구이자 지금은 CFO(최고재무관리책임자)를 맡고 있는 류밍밍(劉鳴鳴)과 함께 3년 전에 창업했다. 둘 다 대학을 나와 IT 등 벤처기업을 떠돌다 '젊은이를 위한 고급 사교클럽을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해 이 당구클럽을 차렸다.

3년만에 이들은 갑부가 됐다. 본인들은 말을 아끼지만 한국 돈으로 100억원 정도는 벌었다는 소문이 돌 만큼 돈을 끌어모았다. '사업의 나라' 중국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단기간에 '전통산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사업 성공에 필요한 '3조건'을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모두 갖추기가 어려워서다.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있어야 하고,정부쪽 사람을 잘 알아야 하며,공안들과도 '관시(關係)'가 좋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이 세 가지를 다 갖추기가 쉽겠는가.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왕이면 함께 모여서 사업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둘만 모여도 사업 얘기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런 수요를 알고 당구치는 곳이 아니라 만나서 편안하게 사업 얘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당구클럽을 만든 것입니다. "

팡 사장은 이렇게 젊은 야심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동시에 시설이나 서비스면에서 혁신 모델을 선보였다. 최고급 당구대를 들여놓았고,신용카드 없이 지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완비했다. 팡 사장은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 클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팡 사장은 왕징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윈두당쿠클럽의 전국 체인화를 꿈꾸고 있다. 우선 2년 내 베이징을 '평정할' 계획이다. 베이징 한복판에 있으면서 근처에 외국인 유흥가인 싼리둔(三里屯)이 있는 궁티(工體 · 공인체육관)에 2호점을 내고 올림픽 스타디움 냐오차오(鳥巢)지역에 3호점을 낼 예정이다. 팡 사장은 "더 많이 여는 것이 어떠냐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가 직영하면서 최고급 서비스를 유지하면 세 곳으로도 충분하다"며 "윈두당구클럽이 당구계의 혁명으로 불릴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팡 사장은 당구장과 함께 고급 스파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1차로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가라오케 등이 아니라 스파로 2차를 간다. 거기서 지압받고 다이어트 코칭도 받으며 다른 젊은이들과 사업 얘기를 나눈다. 팡 사장은 당구장과 스파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전국 체인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수년 내에 차스닥(CSDAQ:Chin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 중국의 제2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이 중기 비전이다. "당구장으로 상장을 꿈꾸다니 대단하다"고 칭찬하자 "당구장이 아니라 VIP사교클럽을 상장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들을 소개한 양재완 중화회 회장은 "사업 감각이 남다른 것 같아 작년부터 자세히 지켜봤다"며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 동업으로 사업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최근 경향을 우리 젊은이들도 의미있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이런 젊은 사업가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한류를 받아들이는 중심 세대인 이들은 자발적으로 한국 상품을 선전해줄 수 있는 전도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은 스마트키로 한국 회사인 IREVO주식회사 제품을 쓰고 있고,에어컨은 삼성 시스템에어컨을 선택했다. 이들은 IREVO제품에 대해서 "키 복제가 불가능하고 경보기능까지 있어 품질이 아주 좋은 편"이라며 홍보맨 같은 설명을 했다.

삼성 에어컨에 대해서도 "삼성은 중국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 많은 제품들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신제품을 너무 자주 출시하기 때문에 교체할지 말지 고민할 때가 많다"며 "구제품 보상 판매 등의 배려를 해줄 수 있는지 삼성 측에 꼭 물어달라"고 청년 사업가다운 주문을 빠뜨리지 않았다.

당구장에서 혁명을 꿈꾸는 20대 사장에게 중국 상인 정신의 DNA는 젊은 열정으로 업그레이드돼 있었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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