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잃어버린 증시 모멘텀…호실적 기대株가 '대안'

23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정책(Q2)을 예상대로 종료한 데다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내린 탓에 약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지수가 당분간 상승 모멘텀(동력)을 찾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시장이 기다려온 QE3 등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에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종(화학, 자동차) 위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FOMC 이후 새로운 이슈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멘텀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달 중순까지 단기적으로 반등을 시도하며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지수가 추세 반등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돼 확장돼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식시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벤트가 없다"며 "FOMC가 미국 경기회복세의 둔화를 인정한 상황에서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6%대로 예상되고 있어 긴축 스탠스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업종별로도 방향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인데 기존 주도주(자동차, 화학, 정유) 역시 낙폭이 깊어지면 반등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어닝시즌'을 맞이해 해외수주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건설주를 비롯해 실적개선이 가능한 종목들을 매수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미국 경기가 소프트패치(경기가 상승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어 증시에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은 이미 소프트패치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 디플레이션 상태로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 경기는 앞으로 물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가계 구매력이 갈수록 강해져 기업들의 재고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에게 '관망'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주 초까지만 해도 그리스 재정위기와 FOMC 회의를 거치면서 대외악재를 모두 해소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했지만, 정작 해소된 악재는 전혀 없다"며 "지수는 2000~2100선을 오가는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려면 미국의 의미있는 고용회복 수치와 중국 긴축이 마무리되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는 게 오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Q2 종료로 일시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계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며 매수해도 지수를 밀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다음달부터 실적시즌에 돌입하기 때문에 호실적 관련주로 접근해야 바람직할 것"이라며 "자동차, 화학, 정유주 등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을 지닌 주도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유주의 경우 정부의 가격인하 연장 이슈 등으로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수도 있어 화학, 자동차를 우선 매수하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