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茶山경영상 시상식] 허영인 "1호 빵집 연날 큰 상 받아"…이석채 "리더십 핵심은 깊은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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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SPC회장, 파리바게뜨 1호점 23주년 "세계인이 즐기는 빵 만들 것"제20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2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이석채 KT회장, 아이패드2 들고 연단 올라 IT기업 수장다운 면모 보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주어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답게 수상자 회사 임직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참여, 축하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전 11시 시상식에 앞서 17층 영상회의실에서 20분간 티타임이 마련됐다. 이번 수상자인 허영인 SPC 회장 부부,이석채 KT 회장을 비롯해 역대 수상자인 정규수 삼우이엠씨 회장,배영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류동길 심사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신상민 한국경제신문 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자들에 대한 덕담이 오갔다.
허 회장이 이 회장을 향해 "KT와 함께 어린이재단을 설립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상호 협력이 잘되고 있다. 감사드린다"며 먼저 인사를 했다.
이에 이 회장은 "허 회장님은 파리바게뜨로 한국 제빵 시장을 평정하신 분"이라며 "유명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실제 모델로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셨다"고 화답했다. 또 정 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장관님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업에 가셔서 그렇게 잘하실 줄 몰랐다"며 "관료출신으로 기업에 가서 가장 성공하신 분"이라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티타임 후 수상자들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회사 임직원 등 100여명이 뜨거운 박수로 수상자들을 맞았다. 행사는 심사평,시상,수상소감,건배제의 등으로 이어졌다.
류 심사위원장은 수상자들에 대해 "CEO는 장수요,감독이요,지휘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두 분은 이를 훌륭히 해냈다"며 "여기에 각자 자기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점도 다산경영상의 권위를 더욱 높여준다"고 말했다.
류 심사위원장은 최근 정치권 등의 기업 때리기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기업을 때리는 게 정의사회 구현인 듯 생각하는 집단 착각증에 걸렸다"며 "다산경영상은 어려운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설계 · 축조한 '수원성'을 본떠 순은 200돈으로 만든 상패가 주어졌다. 성을 쌓듯이 기업의 토대를 구축하고,최고의 기업으로 키워 가라는 의미에서다. 부상으로는 순금 10돈짜리 행운의 열쇠가 수여됐다. 이어진 수상소감 순서에서 이 회장은 정보기술(IT)기업의 수장답게 아이패드2를 들고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학생들이나 후배들이 리더에 대해 물어보면 창업경영자 리더와 전문경영자 리더가 있다고 말한다"며 "이 중 진짜 리더는 창업 리더이고 따라서 오늘의 진정한 영웅은 허 회장"이라고 허 회장을 치켜세웠다.
이 회장은 자신만의 리더십 철학도 상세히 소개했다. 이 회장은 "관료생활을 오래하면서 기업에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기업에 있으면서 리더십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며 "리더십의 요소는 포부와 깊은 열정,사람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역량,그리고 위험을 무릅쓴 행동력"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1호점 개점 23주년에 상을 받은 데 대해 남다른 감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88년 6월23일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으니 오늘은 정확히 23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맛있는 빵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앞으로 한국만의 파리바게뜨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기는 파리바게뜨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배 제의는 제10회 수상자인 정 회장이 맡았다. 정 회장은 "제빵과 IT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할 사람들의 시상식에 오니 내가 수상할 때보다 더 긴장되고 흥분된다"며 큰 목소리로 '두 사람을 위하여'를 제창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