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플과 차이나모바일이 손잡는다고 한다

중국의 제1 이동통신 차이나모바일과 애플 간 제휴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팀 쿡 애플 최고운영자(COO)의 차이나모바일 방문을 계기로 외신들은 잇달아 양사 간 합의가 막바지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왕젠저우 차이나모바일 회장이 애플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차이나모바일의 중국식 4세대 통신망을 겨냥한 아이폰 개발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세계 휴대폰 산업에 또 하나의 지각변동이 몰아칠 것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차이나모바일이 6억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갖는 이통사라는 점부터가 그렇다. 현재 중국에서 아이폰을 보급하고 있는 차이나유니콤 가입자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사용자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게 분명하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에 맞서 보급형 아이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애플로서는 더욱 놓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중국시장이다. 여기에 중국식의 4세대 통신망을 들고나온 차이나모바일 역시 아이폰을 끌어들일 경우 독자표준을 확실히 굳힐 수 있다고 봤을 것이고, 결국 이런 계산들이 맞아떨어지면서 상호 제휴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의 걱정은 애플이 국내통신 3사의 가입자를 다 합친 것보다 10배가 넘는 차이나모바일의 등에 올라탔을 경우에 생기는 파장이다. 애플은 순이익에서만 아니라 물량면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로서는 예기치 않은 변수에 부딪히는 셈이다. 자칫 동북아 시장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플랫폼이 갖는 파괴력을 모를 리 없는 중국 정부가 구글처럼 애플도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보지만 그것만을 기대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대응전략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