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 상장사 지분평가액 3배 늘어

4년새…친인척 평가액도 2배로
지난 4년간 10대그룹 총수의 상장사 보유 지분 평가액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 지분을 늘리기도 했지만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뛴 덕분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대그룹 총수의 상장사 소유 주식 평가액은 지난 4월 말 28조3560억원으로 2007년 4월 말(8조9100억원)보다 19조4460억원(218.24%) 증가했다. 거래소가 '최대주주 등 소유 주식 변동신고서'를 기초로 10대그룹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계열사 포함)의 소유 주식 평가금액과 주식 수,지분율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10대 그룹 계열사 581곳(4월 말 기준)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2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와 총수가 없는 그룹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룹 총수 친인척의 소유 주식 평가액도 올 4월 말 22조3300억원으로 2007년4월 말(11조4690억원)보다 10조8610억원(94.69%) 늘어났다. 이로써 계열회사나 임원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평가금액은 214조9280억원으로 2007년 4월 말(88조1740억원)보다 126조7540억원(143.75%) 증가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소유 주식 평가금액은 현대 · 기아차그룹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50조1040억원으로 지난 4년간 39조7630억원(384.53%) 늘었다. 삼성그룹(32조1320억원)과 LG그룹(20조5530억원) SK그룹(10조580억원) 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두산그룹은 7조1430억원으로 1410억원 감소했다.

보유 주식 수는 총수 개인이 1억2200만주에서 1억7900만주로 46.72% 증가했으며 그룹 총수 일가도 3억1600만주에서 3억7200만주로 17.72% 늘었다. 10대그룹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도 36.92%에서 38.19%로 증가했다.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그룹(61.68%)이었으며 현대중공업(27.34%)이 가장 낮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