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 선생 유족,국가 상대 137억원 손배訴

[한경속보]‘사법살인’의 첫 희생자로 꼽히는 죽산(竹山) 조봉암(1898∼1959)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130억원대의 소송을 냈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조봉암 선생의 유족 4명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137억4200만원의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조씨 등은 “조봉암 선생은 간첩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누명을 뒤집어쓰고 사형을 선고,집행당했다”며 “50여년만에 가까스로 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벗었지만 유족들은 평생을 간첩의 가족·친척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공안기관 등의 감시와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이어 “조봉암 선생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얻었을 이익과 선생 본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상속인인 원고들의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죽산은 이승만 정권 때 평화통일을 주장하며 진보당을 결성했지만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정당을 창당하고 북한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간첩으로 몰려 1958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하지만 2심과 3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대법원에서 재심 청구를 기각한 바로 다음 날 사형이 집행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조봉암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국가변란목적 단체결성과 간첩 혐의에 대해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