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시작은 끝장 토론…마무리는 '끝장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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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말썽…공무원 초청 연찬회가 뭐길래"국무총리실은 공무원 참석 연찬회가 연간 60여차례로 파악됐다고 하지만 공무원 한두 명이 나오는 비공식 연찬회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
"民ㆍ官 의견 허심탄회하게 소통" 명분 퇴색
주말 앞둔 목ㆍ금요일 집중…여차하면 해외로
대기업에서 10여년간 대관(對官)업무를 담당하다 최근 퇴직한 김모씨는 공무원 몇 사람 '모시고' 벌이는 비공식 연찬회는 사실상 접대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폰서도 쉬게 해줘야 한다?
김씨는 회사 업무와 관련된 부처의 국이나 과에서 연찬회를 먼저 요청하는 사례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와 인 · 허가권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이곳저곳 연찬회를 찾아 다닐 수밖에 없다"며 "민간 업체로선 불가피한 자리"라고 말했다.
'목금 연찬회'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주중이라 장소를 예약하기 쉽고 여차하면 해외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과천 정부청사 한 부처의 간부는 "스폰서도 쉬게 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했다. 목금 연찬회는 목요일 오후에 모여 두세 시간 연구주제를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을 가진 뒤,저녁식사와 술 접대,이튿날 골프 관광 등으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연찬회,비리도 각양각색
금융감독당국 간부 6명이 참석한 한국거래소 주최 연찬회는 전형적인 연찬회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매년 두 차례씩 제주도에 150개 상장사 임원급 공시책임자를 초청하고,이 자리에 금융감독당국 간부들을 불러 음식 술 등 접대비,숙박 · 항공료,골프비용 등으로 400여만원을 지출했다. 초청을 받은 금융감독당국 간부들은 자체 출장비 외에 거래소로부터 50만원의 강의료를 따로 받았다.
거래소 측은 행사 용역을 특정 여행사에 몰아주고 그 대가로 2100여만원을 챙겼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연찬회 비리가 처음 불거진 하천협회는 국토해양부 간부들이 협회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고 연찬회를 정책홍보 수단으로 인정해 2008년 3000만원,2009년과 지난해 각각 4000만원을 지원했다.
◆갈등 조정 · 혁신 명분 퇴색
연찬회가 하나둘 생겨나던 2000년대 초반엔 취지가 건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출신 공기업 임원은 "2004년께 시화지구 남측 개발과 관련해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워낙 심했다"며 "당시 연찬회에서 지역 환경단체,지방자치단체 등과 사업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보자고 뜻을 모아 사업을 진척시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국토부 출신의 다른 인사는 "노무현 정부 때 혁신교육이란 명분으로 민간에 행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1년에 두 차례 정도 연찬회를 가졌다"며 "청렴교육이 주제로 잡힌 적도 있었는데 요즘 사회 문제화돼 아쉽다"고 말했다.
장규호/유병연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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