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삼성 의도 뭐냐" 격앙…대한통운 인수戰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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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마라톤 회의 "입찰 포기도 검토"
삼성·포스코 당황…경쟁입찰 무산 가능성도
삼성SDS가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뒤 CJ그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의 반발에 삼성 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오는 27일 본입찰을 앞두고 대한통운 인수전이 막판 요동치면서,매각 과정마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J,"입찰 포기도 검토"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이던 CJ는 충격에 빠져 있다. 본입찰을 눈앞에 두고 '삼성 참여'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데다,같은 계열의 삼성증권으로부터 인수자문을 받아왔던 터라 배신감은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CJ 대한통운 인수팀은 24일 서울 남대문로 5가에 있는 그룹 본사 13층에 모여 이틀 연속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CJ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모든 사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여기엔 본입찰 참여 포기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 대한 성토 분위기는 더 거세졌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경영권도 없는 지분 단 5%를 갖기 위해 2000억원을 넣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삼성이 투자한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삼성증권이 CJ의 인수자문을 맡으면서 정보유출 등의 법적 문제가 없는지도 면밀히 따져 볼 것"이라며 "법적대응 여부는 입찰 절차가 끝난 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의 본입찰 참여 여부와 관련한 최종 입장은 26일께 내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 컨소시엄과 대결했을 때의 승산 여부와 대한통운 인수 전략을 함께 짜온 삼성증권의 이탈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다. CJ는 현재 모건스탠리를 통해서만 자문을 받고 있다.
◆막판 요동치는 대한통운 인수전CJ의 격앙된 반응에 삼성은 내심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CJ와 인수자문 계약을 맺은 것과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결정한 것은 계열사들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자문을 하면서 얻은 정보를 밖으로 빼돌렸다는 CJ 측 주장은 IB(투자은행)업계를 모르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일단 CJ가 본입찰 참여를 포기할 가능성은 있지만,삼성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포스코 역시 내심 당황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삼성과 CJ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며 "다만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삼성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금호터미널 분리매각 방안이 확정된 뒤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롯데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M&A 업계에선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CJ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CJ와 삼성이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CJ와 롯데가 함께 인수전에서 빠지면 입찰 과정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매각 주체이자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매각 작업은 '프라이빗 딜'이기 때문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중단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김철수/이태명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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