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닮은 베이징 지하철 발권 시스템…삼성SDS "우리가 만들었어요"

13개 노선 중 35% 시스템 구축…현지기업 ERP 컨설팅도 시작

지난 24일 오전 8시께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지하철 10호선 타이양궁역.출근길에 나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이징 지하철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640만명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교통 수단이다. 베이징 시민들이 역에서 표를 구입하고 전철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만 다를 뿐,국내와 거의 흡사한 무인 자동 발권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현훈 삼성SDS 중국법인 팀장은 발권시스템을 가리키며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라며 "지난해 베이징에서 발주된 지하철 자동요금징수시스템(AFC) 4개 사업 가운데 3개를 수주할 정도로 시장 장악력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의 중국 시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1~2015년)에서 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을 발판으로 중국시장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999년 중국법인을 세운 삼성SDS는 현재 9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본사 임직원 28명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사업은 지하철 AFC 분야를 비롯한 기초 인프라 부분이다. AFC는 자동으로 지하철 승차권을 발매하고 인식하는 관리 · 분석 시스템.삼성SDS는 티켓발매기를 비롯해 개 · 집표기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스마트카드 등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기업 및 현지 기업과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베이징 13개 지하철 노선 역 가운데 35%가량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최근 내륙지역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녹색성장 생태도시 등에 대한 각종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중국 포샨의 개발업체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사업영역도 다각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제품수명주기관리(PLM) 등 삼성SDS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의 컨설팅도 시작했다. 김휘강 삼성SDS 중국법인장은 "공공 분야에서 거둬들인 실적을 바탕으로 이들 지역의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