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유로화 계속 지지…헝가리 국채 사겠다"

유럽 3國 순방…영향력 확대
'투자한 돈 지키기' 분석도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5일 "중국은 유럽과 유로화를 계속 지지할 것이고 헝가리의 국채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럽 3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헝가리를 방문한 원 총리는 이날 오르번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유럽 국채 시장에서 장기투자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은 과거 몇 년 동안 적지 않은 규모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사들였다"며 "유럽의 안정에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위기 국면에서는 통화나 금보다 신뢰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유럽에 다시 한번 신뢰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특히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헝가리 국채를 살 뜻이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헝가리에서 양국 기업이 화학 산업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중국 개발은행이 10억달러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 원 총리가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지원 강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미 투자한 중국의 돈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넘치는 외환보유액을 처분할 기회와 명분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결과적으로 유럽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