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주한 美대사 성 김 공식 지명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6자회담 특사 후임엔 하트 내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성 김 북핵 6자회담 특사(51 · 사진)를 차기 주한 미국 대사에 공식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 성 김 특사 지명 발표를 통해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이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참여하게 돼 큰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민 1.5세대인 김 지명자가 조만간 상원 인준을 거치면 한 · 미 수교 129년 만에 첫 한국계 미 대사가 탄생하게 된다. 그는 대북특사로 발탁되면서 인준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난히 인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는 오는 8월 중 부임할 전망이다. 서울 태생인 김 지명자는 중학교 1학년 때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을 거쳐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주일 미 대사관,주한 미 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며 외교관 경력을 쌓았다. 한국어에도 능통한 그는 북핵 전문가다.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된 이후 북핵 6자회담 미국 대표단 일원으로 13차례 북한을 다녀왔다.

미 의회 내 대표적 지한파로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랭글 연방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첫 한국계 주한 대사를 탄생시킨 역사적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성 김 지명자가 국무부 한국과장,6자회담 특사 등을 거치면서 보여준 인상적인 외교활동에 비춰볼 때 한 · 미 양국이 공유한 소중한 연대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성 김 특사의 지명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주한 미 대사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며 "그가 양국 간 소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의 뒤를 이을 6자회담 특사에는 클리퍼드 하트 해군참모총장 외교정책 자문역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트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국과 대만 담당 보좌관을,국무부에서는 대만과장을 지냈다.

외교소식통은 "하트 내정자가 한반도 관련 경험은 없지만 통찰력이 탁월한 외교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