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그-포스트 '다이어트 시리얼' 전쟁
입력
수정
몸매 좋은 모델 내세워 휴가철 女心 잡기 마케팅
체중조절용 제품으로 시리얼시장 프리미엄화
여름철 20~30대 여성의 다이어트 수요를 겨냥한 '체중조절용 시리얼'이 시리얼 시장의 새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농심켈로그의 '스페셜K'가 켈로그 전체 제품군 중 매출 1위에 올라서며 간판 제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동서식품이 지난 4월 '포스트 라이트업'을 출시하면서 올여름 격전을 예고했다. 두 회사는 켈로그와 포스트로 국내 시리얼 시장을 양분해온 맞수다. ◆스페셜K 독주…라이트업 돌풍
체중조절용 시리얼의 마케팅 포인트는 여성들의 '질투'를 묘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이른바 '무보정 몸매'로 소문난 탤런트 이수경(스페셜K) · 김사랑(라이트업) 씨를 나란히 모델로 내세웠다.
스페셜K는 1956년 첫 출시돼 세계 시리얼 판매 1위를 달리는 제품이지만 국내에선 1990년대 중반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다이어트 수요가 많지 않았던 데다 식품명에 '스페셜'이란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한 규제 탓에 '켈로그K'라는 애매한 브랜드로 내놨던 게 패인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008년 11월 재출시된 후 2009년 175억원,지난해 29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서면서 기존 간판 제품이었던 콘푸로스트를 뛰어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70억원.켈로그 관계자는 "스페셜K의 브랜드 인지도가 2009년 초 54%에서 작년 말 95%까지 상승했고 올해 안에 99%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얼 전체 매출에서 켈로그에 앞서온 동서식품은 지난 4월 포스트 라이트업을 내놓고 스페셜K 견제에 나섰다.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는 것을 억제하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열매 추출물과,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식이섬유가 들어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동서식품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출시 한 달 만에 34만개(약 18억원)를 판매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판매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한국인의 식습관과 체질에 맞게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만든 제품인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얼 시장 규모 2000억원 넘어
두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 분류상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에 속한다. 식사 대용이 목적이기 때문에 열량과 주요 영양소 기준이 다른 식품보다 다소 까다롭게 정해져 있다.
스페셜K는 곡물과 쌀이 절반씩이고,라이트업은 통쌀이 주 원료다. 1회 분량(40g · 종이컵 한 컵 반 정도) 열량은 150㎉ 안팎에 불과한 반면 단백질 · 탄수화물 · 나트륨이 1일 권장량의 10%,비타민은 25% 이상을 담고 있다. 저지방 우유를 200㎖ 부어 먹으면 230㎉의 열량과 1일 권장량의 3분의 1에 가까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시리얼 자체로 살을 뺄 수는 없지만 식사를 대체함으로써 몸매 관리에 보조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켈로그 관계자는 "체중 유지가 목적이라면 하루 한 끼,단기간 체중 감량이 목적이면 2주 동안 하루 두 끼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시리얼 시장은 매년 10%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판매량 2만t(2000억원)을 넘어섰다. 초콜릿류 매출은 정체상태인 반면 달지 않거나 견과류가 들어간 프리미엄급 제품은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