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아이리버…태블릿·스마트폰 출시 지연

SW 최적화 늦어져…개발인력 부족도 문제
소형 IT(정보기술)기기 전문업체 아이리버의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리버는 지난 5월 태블릿PC,이달에는 스마트폰을 LG유플러스를 통해 각각 내놓겠다고 밝혔었다.

7인치 태블릿PC 'MX100'의 경우 두 달가량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는 개발이 끝난 상태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MX100이 탑재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PC에 쓰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달리 제조업체들이 기기에 맞춰 수정하는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출시 이후에도 삼성전자 갤럭시탭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MX100의 주요 사양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탭과 거의 비슷하다. OS도 안드로이드 2.2 '프로요'를 탑재한다. 아이리버는 가격을 낮춰 중 · 고등학생 대상의 교육용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갤럭시탭도 출시 8개월이 지나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달에 출시 일정을 잡았던 스마트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출시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3.5인치 LCD 화면에 850㎒(메가헤르츠)급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한 보급형이다. 아이리버 측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하지만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아이리버가 태블릿PC와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이들 기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MP3플레이어 · PMP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선보인 전자책 '스토리'와 지난 4월 KT를 통해 출시한 유아용 로봇 '키봇'도 최근 몇 년간 매출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시장 규모가 작다.

전문가들은 아이리버의 소수 개발인력이 지나치게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PMP 내비게이션 전자책 등을 개발하던 인력을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쪽으로 돌리는 데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빚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태블릿PC를 내놓은 중소업체 관계자는 "정교한 소프트웨어들이 들어가 있는 안드로이드 OS 제품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기기들보다 훨씬 많은 개발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