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7) 히브리大 기술지주회사 '이숨', 지재권 7077개…年 21억弗 매출
입력
수정
● 과학·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이스라엘 대학들은 연구 · 개발(R&D)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찌감치 보유 기술의 상업화에 적극 뛰어들었다. 와이즈만연구소가 1959년 세계 최초로 기술지주회사 '예다(Yeda · 열매)'를 만든 데 이어 히브리대는 1964년 '이숨(Yissum · 응용)'을 설립했다. 기술지주사는 기술판매→수익창출→재투자→신기술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대학의 주요 수입 창구로 자리잡았다. 이스라엘 전역에 5개 캠퍼스를 두고 있는 히브리대가 2010년 상하이교통대 세계대학평가에서 이스라엘 1위,세계 72위(서울대는 100~150위)에 오른 배경에도 기술지주사가 있다. 연 운영수익(매출) 21억달러를 올리는 이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히브리대는 2만3000여명의 학생들에게 명품교육을 시키고 있다.
세계는 '과학두뇌' 전쟁 중 … (7) 'R&D 강국' 이스라엘
히브리대를 먹여살리는 이숨의 사업모델은 △지식재산권 사업화 △자회사 설립 △기업과 대학의 공동 연구 지원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식재산권 활용은 ①대학 연구진의 기술 개발 ②이숨으로 지식재산권 이전 ③기업으로 기술 판매 ④이숨에 사용료 지불 ⑤이숨이 연구진에 보상 지급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지식재산권 사용료로 들어오는 이익만 연간 6000만달러에 이르며 그외 사업까지 합하면 이숨의 총 이익은 1억달러를 넘는다. 이익의 40%는 개발자에게 되돌려주는 덕분에 연구 의욕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20%는 연구실에,나머지는 학교 재단으로 귀속돼 학교 재정을 튼튼하게 만든다.
미국의 스탠퍼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 등은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R&D 예산을 쓰지만 지식재산권 수입은 연 5000만~6000만달러 내외다. 반면 히브리대의 R&D 예산은 두 대학의 10분의 1인 1억달러에 그치나 비슷한 로열티 수입을 거두고 있다. 그만큼 효율이 높다는 얘기다.
야코프 미칠린 이숨 대표는 "대학 연구진이 처음부터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연구 · 개발하는 데다 이숨도 대학 보유기술 가운데 조금만 개량하면 상업화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대학 측에 개선을 요구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탄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숨은 7077개 지식재산권,2023건의 발명특허,530건의 저작권,72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연간 10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엑셀론',BMW와 GM 고급차량에 적용되는 전후방감시시스템 '모빌아이' 등이 이숨이 상용화한 아이템들이다.
예루살렘=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