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기車 3년 내 흑자…도요타 따라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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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점유율ㆍ영업이익률 8%대 목표 선언
"전기차 2016년까지 150만대 판매하겠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닛산차 중 가장 수익성 있는 모델은 전기차(EV)이며 3년 안에 이 분야에서 흑자를 내겠다"고 단언했다. 3년 전 대당 30만엔(360만원)짜리 저가 자동차를 팔아서 2012년까지 매년 평균 5%의 매출 성장률을 이루겠다는 'GT 2012' 전략에 메스를 들이댄 것이다.
곤 CEO는 "도요타자동차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진출한 EV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지난해 말 미국에서 '리프(LEAF)'를 선보이며 EV 시장에 뛰어든 닛산이 이 모델을 갖고 도요타를 뛰어넘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닛산,EV 차량 집중 육성
일본 2위의 자동차 메이커 닛산이 이날 세계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을 향후 6년 내 나란히 8%씩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전략 '파워 88'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닛산은 지난해 5.8%였던 시장점유율을 8%로 높여 업계 1위 도요타자동차(11.6%)와의 격차를 줄이고, 같은 기간 6.1%였던 영업이익률은 8%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전날 도요타는 '글로벌 비전' 발표에서 영업이익률을 지난해 2.5%에서 올해 5%로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전략과 시장점유율 목표는 내놓지 못했다. 파워 88 전략 달성을 위해 닛산은 EV 모델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닛산은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서 세계 첫 양산형 순수 EV인 리프를 선보였다. 220~240V의 전력으로 약 8시간 만에 충전을 완료하고 1회 충전으로 160㎞ 이상 주행이 가능해 매출이 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제너럴모터스(GM)의 EV 모델 시보레 볼트가 올해 판매 대수를 1만대로 예상하고 있는데 닛산은 이보다 많은 1만2000대로 전망했다. 닛산은 2016년까지 전기자동차 누적판매량을 15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곤,'지금이 도요타 잡을 적기'
닛산이 당초 2012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중장기 전략 GT 2012를 1년 빨리 접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이 도요타를 잡을 수 있는 적기"라는 곤 CEO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인해 모두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곤 CEO는 EV 모델에 대한 과감한 베팅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곤 CEO가 이처럼 도요타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닛산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닛산은 2011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세계 판매 대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판매 대수가 418만5000대로 전년(351만5000대)과 비교해 19.1% 늘었다. 반면 도요타는 724만대로,전년의 730만대보다 1% 감소했다. 곤 CEO는 지난 24일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집중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며 "올해 세계 판매 대수를 460만대로 늘려 잡아 2년 연속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닛산은 브라질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소형차 생산 공장을 최근 건설했으며 내년엔 중국에서 전기차를 선보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