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높여라" 강남 재건축 조합장 잇단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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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증가 등에 불만…은마·개포주공1 교체
잠실주공5·반포주공1도 내달 추진위원장 선거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앞다퉈 조합장이나 추진위원장을 바꾸고 있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가 첫 변호사 조합장을 뽑은 데 이어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7년간 일해 온 추진위원장을 교체했다.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도 다음달 주민총회를 열어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수익성 하락,재건축 지연, 분담금 증가 등으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자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돌파구 마련을 원하는 조합원 · 주민의 뜻이 선거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령탑 바꾼 은마 · 개포주공1단지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최근 열린 주민총회에서 '은마 재산찾기위원회'를 주도해 온 이정돈 씨를 새로운 추진위원장으로 뽑았다.
2004년 추진위원장에 선임된 조병호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재선임 활동을 벌였지만 주민들은 7년 만에 새 인물을 선택했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현재의 재건축 조건으로는 수익성이 낮은 데다 조 위원장이 새마을회관 지하대피소 등 주민 재산을 지켜내지 못해 불만이 컸다"며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내 새마을회관 지하대피소 등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명의로 남아 있다 법원 경매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주민들은 기존 추진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빼앗겼다고 지적했다.
이 신임 위원장은 "역세권 특별계획구역 적용,준주거나 상업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전략정비구역 지정 등을 통해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 5월 박치범 변호사를 새 재건축조합장으로 선출했다. 변호사가 재건축 조합장이 되기는 개포주공1단지가 처음이다.
박 변호사는 고정 지지세력이 거의 없었음에도 4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비리 없는 재건축,신속한 재건축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내달 잠실주공5 · 반포주공1단지도 선거한강변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잠실주공5단지는 다음달 3일 주민총회를 열어 새 추진위원장을 뽑는다. 현재 4명의 후보가 경합 중이다. 이 단지도 현직 위원장이 후보로 등록하지 않아 교체가 확실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3종 일반주거지역 고수,상업지역 변경,역세권 특별계획구역 적용 등 여러 계획안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비리 없고 능력 있는 위원장을 뽑아 재건축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다음달 16일 주민총회를 열어 추진위원장을 선임한다. 작년 7월 추진위원장 선거를 했지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가 됐다. 후보 등록을 마친 두 명이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 소유자와의 분쟁 타결,가구수 제한 철폐 등으로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지만 추진위원장 선출에 막혀 사업이 제자리 걸음"이라며 "정상화를 위해 총회에 참석하겠다는 소유주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