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中의 두 심장' 5시간 만에 연결…내륙경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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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8㎞ 세계 최장 고속철 30일 개통
영국 맞먹는 '경제 대동맥'
고속철역 주변 신도시 개발…공자 고향 등 관광 붐 기대
베이징남역 27일 오전 8시56분(현지시간).상하이까지 1318㎞를 잇는 세계 최장의 고속철도 노선을 달릴 열차가 플랫폼을 빠져 나간 지 10분도 안 돼 시속 308㎞라는 숫자가 계기판에 찍혔다.
외신기자들을 태우고 시범 운행에 들어간 이 열차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안후이 산둥 장쑤성 등 7개 성과 24개 도시를 관통하며 상하이 훙차오역에 4시간44분 만인 오후 1시40분 도착했다. 종전 열차로 10시간 걸리던 것이 크게 줄어들었다. 징후(京 扈) 고속철도는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7월1일)을 기념하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5개월 앞당긴 30일 정식 개통한다. 징후 고속철도는 남부의 주장(珠江)경제권과 함께 중국 3대 경제권으로 꼽히는 북부의 보하이(渤海)만경제권,동남부의 창장(長江)경제권을 연결한다.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 · 개방을 선언하면서 내건 '점 · 선 · 면(點 · 線 · 面:거점지역을 만들어 연결한 뒤 확산시켜 나가는 것) 발전'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징후 고속열차가 동부 연안지역 중 상대적으로 낙후한 안후이성 등을 관통하면서 이들 지역이 창장경제권 등과 더불어 발전할 길이 열렸다"(중국 경제관찰보)는 분석이다.
징후 고속열차가 지나는 지역은 면적으로 보면 전국의 6.5%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43.3%에 이른다. 세계 6위인 영국의 경제규모(2조2470억달러)를 웃도는 1일 경제권이 중국내에 생겨나는 것이다. 징후 고속열차가 지나는 역 주변에 신도시가 들어서는 등 이미 경제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고속철도역 2㎞ 반경에 신도시를 추진 중인 지난시의 경우 역 인근 지역 아파트가 최근 분양에 들어가자 사흘 만에 동이 났다. 타이산(泰山)과 공자의 고향인 취푸(曲阜) 등을 묶는 관광코스를 만들기 위해 '징후 고속철 도시여행연맹'이 결성되기도 했다.
홍콩 현대중국연구소 천후이난 연구원은 "1400여년 전 수나라 때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 건설로 제국의 대륙 통치가 가능했던 것에 버금가는 일"이라며 "보이지 않게 존재해온 베이징과 상하이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진 KOTRA 베이징센터 부장은 "고속철도 개통은 대규모 소비시장 형성 등으로 경제지도를 다시 그린다"며 "한국 기업들이 대중국 비즈니스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말했다.
징후고속열차=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