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中 수정방 인수

[0730]세계 최대 주류회사인 영국의 디아지오가 중국의 유명 바이주(白酒) 회사인 수정방(水井坊)을 인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 등은 2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디아지오의 수정방 인수를 승인했으며 곧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수정방은 디아지오로 인수가 곧 결정될 것이란 루머가 돌면서 이날 거래가 정지됐다.텔레그라프는 “디아지오의 수정방 인수는 중국 본토 증시의 상장회사를 외국기업이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니워커 기네스 베일리스 스미너프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디아지오는 지난해 3월 수정방 모회사인 췐싱그룹 지분 4%를 추가 매입,지분율을 49%에서 53%로 끌어 올리며 대주주가 됐다.수정방에 대한 디아지오의 지분율도 39.7%로 올라갔다.하지만 중국 당국이 반독점 가능성을 제기하며 승인을 미뤄와 1년 3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았다.

텔레그라프는 “영국 정부가 디아지오의 수정방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중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며 “영국을 방문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의 회담에서 인수를 허용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보도했다.카메론 총리는 회담 후 “디아지오의 중국 투자는 영국과 중국 간 경제협력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아지오의 수정방 인수는 중국의 식음료 업계는 물론 글로벌 주류업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그동안 중국인들은 해외 기업이 중국의 전통술인 바이주 회사를 사들이는 것에 대해 반발해왔다.위스키 보드카 등 다양한 주종을 갖춘 디아지오 입장에서는 방대한 중국 시장에서 바이주 영역에도 뛰어드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바이주는 중국 주류 시장의 32%를 차지하는 대표 주종이다.LVMH(모에헤네시루이비통) 페르노리카 등도 바이주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어 중국 본토에서 바이주 시장을 둘러싼 유럽 기업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또 2009년 코카콜라가 중국의 음료 업체인 후이위안을 24억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 승인을 계기로 중국 식음료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다시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