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O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 (5) 퇴직연금 꾸준히 늘지만…도입률 7.3%로 OECD '꼴찌'

● '100세 시대' 인생 설계 - (5) 건강 없이 행복한 노후 없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생활 준비의 기본은 '3층 보장구조'라 불리는 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3층 보장구조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3층의 노후 소득 보장체계를 쌓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1층)은 노후에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치고 개인연금(3층)은 개인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가입 규모 등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허리층을 차지하고 있는 퇴직연금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퇴직연금이란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퇴직급여를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5인 이상 사업장에 시범 도입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모든 사업장이 퇴직연금에 가입토록 의무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퇴직연금 누적 적립금은 32조9491억원으로 작년 말(29조1472억원)보다 13% 늘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5년 말 163억원에서 2006년 7568억원,2007년 2조7550억원,2008년 6조6122억원,2009년 14조248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말에는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찍이 퇴직연금제도를 시행한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142만2261개 사업장 가운데 퇴직연금을 도입한 곳은 7.3%에 그치고 있다. 캐나다 독일 등은 60% 이상,미국 영국 등이 50% 이상의 가입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입률이 최하위권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퇴직연금 비중도 한국은 3%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호주 홍콩은 GDP 대비 100%를 넘었고 OECD 회원국 평균치도 76%에 달한다.

공도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퇴직연금의 도입 취지가 과거 일시금으로 받던 퇴직금을 매달 연금 형태로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데 인센티브가 없어 상당수 기업이 전환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