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vs 도시형주택' 자투리땅에 뭐 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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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인근 주차대수 적은 '도시형주택' 유리…오피스 밀집 지역 '다가구' 수익률 높아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임대사업 붐이 일면서 소규모 땅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투리 땅을 갖고 있는 땅주인들의 개발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형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소규모 땅은 예상세입자 유형이나 주차공간 등 입지 여건에 맞춰 개발해야 자산 가치와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2년 내 호텔 매각해야"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주택 임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을 비롯해 인천 대구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건립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김모씨(57)는 3억8000만원을 들여 서울 방배동 대지 132㎡(40평)에 최근 23~36㎡형 7가구로 구성된 다가구주택을 지었다. 법정 주차 대수(가구당 0.5대)는 4대지만 5대까지 가능하도록 주차장을 넓게 만들었다. 1층에 필로티와 함께 주차장을 넣고 2~4층은 다가구주택으로 꾸몄다. 가구별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5만~70만원을 받는다. 총 공사비에서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3억1000만원)을 연간 월세(5520만원)로 나눈 수익률은 연 18%다. 김씨는 "방배동 일대는 16㎡ 이하 초소형 주택보다 공간적으로 여유 있는 집을 찾는 세입자가 많아 25㎡ 안팎으로 짓고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했다"며 "다가구 주택은 단독주택에 속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박모씨(52)는 서울 회기동 소재 땅 125㎡(37평)를 근린상가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이뤄진 복합건물로 신축했다. 1층에는 근린상가와 주차장(2대),2~4층에는 15㎡ 도시형 생활주택 12가구로 구성했다. 대학가 주변이어서 소형 원룸 수요가 많지만 세입자인 대학생들의 차량 보유율이 낮아 도시형 생활주택을 택했다. 박씨는 자기땅을 개발해 자금 부담이 작은 데다 상가와 원룸의 월세 수준도 높아 수익률이 연 30%에 이른다. ◆임대수요 · 입지여건 자세히 따져봐야
전문가들은 자투리 땅 개발에 앞서 임대 수요자를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량소유자가 많지 않은 대학가 주변이라면 전용 60㎡당 1대 주차면적만 확보하면 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낫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월세는 면적이 넓다고 반드시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소형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가구당 주차 대수 0.5대를 확보해야 하는 다세대 주택보다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간 활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소규모 땅도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가능하다"며 "주변 상권과 임대수요를 따져 근린상가를 포함한 임대주택으로 넣는 게 수익률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외관과 내부시설을 얼마나 차별화하느냐가 소형 임대주택의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방배동 다가구 주택은 붉은 벽돌로 짓는 기존의 획일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두 가지 대비되는 색상으로 마감,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서 대표는 "최근에는 내부 시설도 소형 아파트 평면을 적용하는 다가구 및 도시형 생활주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외관을 차별화한 주택의 임대 및 매매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10%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